10대 청소년들의 자발적 기도 모임 ‘스쿨처치’ 멘토 나도움 간사

삶의 자리인 학교에서 예배하는 아이들, 체험신앙 경험
아이들 스스로 모임 이끌며 “삶의 주인은 하나님” 고백

 

   
 나도움 간사

“저에게 스쿨처치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방황할 때 친구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기도하면서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었고, 더욱 뜨거운 믿음을 갖게 되었어요.”

“스쿨처치를 통해 한 번에 확 바뀌지는 않지만 언어나 행동 하나에도 신경 쓰게 되고, 서로의 변화된 모습에 벅찬 감동을 나눌 수 있어 기뻐요.”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지만 기도로 스쿨처치를 준비했더니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모였고 시작부터 하나님께서 전폭적으로 부어주시는 것에 놀랐어요.”
 

입시위주의 교육열풍 속에서 아이들은 숨 쉴 공간을 찾다 게임 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어긋나가기도 한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과 일탈이 심각하다는데, 여기 예배와 기도에 중독(?)된 아이들이 있다. ‘나는 학교에서도 크리스천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10대 청소년들 스스로 학교에서 기도모임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스쿨처치’. 학교 공부 속에서 시간 내어 예배와 찬양, 기도하며 학업의 스트레스와 사춘기 고민을 날려버린다. 아이들의 감동적인 고백이 담긴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또래 친구들의 놀라운 고백을 접한 아이들이 도전되어 자신의 학교에도 예배모임을 만들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있다.

스쿨처치를 위해 자비량으로 전국을 다니며 아이들의 기도모임을 돕고 있는 나도움 간사(31, 비전파워, 양무리교회 강도사)는 곳곳에서 기도모임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깨우시는 것 같다”면서 사역의 기쁨을 전했다.

# 아이들 스스로

   
 

“예배는 주일날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 영역에서 이어가야 합니다. 학생의 삶의 장소는 학교입니다. 학교에서도 예배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스쿨처치의 시작이었습니다.”

스쿨처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립’이다. 나 간사는 철저하게 옆에서 돕는 역할만 할뿐 함께 할 아이들을 찾고 학교 안에서 예배 장소를 마련하고, 어떻게 모임을 이어갈지 결정하는 것은 모두 아이들의 몫이다.

“자발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는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예배모임을 세워가도록 합니다. 모임을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에요. 아이들 스스로 문제 앞에 함께 기도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경험을 통해 더욱 견고한 믿음으로 성장하는 것을 봅니다.”

모임에 동의하는 인원이 15명을 넘으면 학교에 정식으로 동아리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동아리의 초청으로 학교에 들어가는 일이 훨씬 수월해지는 것이다.

모임을 일일이 만들어주면 처음엔 빠른 듯 보이지만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이 되어 도움이 끊어졌을 때 무너지는 것 또한 순식간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모임을 스스로 이끌어가도록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예배모임을 통해 “기도하면 된다”는 걸 깨닫고, 배워서 아는 신앙에서 경험하는 신앙으로 자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스쿨처치 모임을 통해 형식적인 예배 그 이상을 보게 되었다는 고백이 나오고, 삶 속에서 크리스천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들로 변해갔다. 학교에서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충남 예산의 한 고등학교는 예배 장소가 없어 수돗가에서 모였어요. 가장 큰 기도제목은 마음 놓고 예배할 수 있는 장소를 달라는 것이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악실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어요. 그런데 교장이 바뀌면서 종교 편향이라며 반대해 아이들은 다시 수돗가로 돌아가야 했어요. 밖에서 모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숫자가 줄어들고 모임이 사라질 것 같은 불안감 속에서도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신축한 건물의 더 좋은 장소에서 예배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기도 응답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을 삶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라남도 광주의 고등학교에서는 한 아이가 스쿨처치를 시작하고 싶은데 아이들을 모으는 것이 문제였다.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 하는 4명이 뜻을 모았는데 동아리 신청 마지막 날 아침까지 단 한 명도 더 모집하지 못한 것. 기도하면서도 ‘괜히 한다고 했나?’ 하는 망설임과 불가능하다는 실망감 속에서도 기도를 놓지 않은 결과 하루만에 16명이 되어 동아리 신청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재밌는 것은 이 학교 스쿨처치 학생 절반 이상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것. ‘시간 아깝게 이런 걸 왜 해?’ ‘이거 예수쟁이 빠들이 가는 데 아냐?’ 하며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던 아이들이 계속된 초청에 ‘한번 가보지 뭐!’하며 와서는 예배 속에서 감동하고 ‘예수님을 알고 싶다’ ‘다시 교회 나가겠다’는 고백이 나오는 것이다.

스쿨처치는 아이들 스스로 삶의 자리인 학교에서 예배한다는 것이 포인트, 꼭 동아리가 아니어도 단 한명이라도, 두세명이라도 예배를 사모하는 아이들이 뜻을 세우고 함께 기도하고 있다.
 

   
 한 고등학교의 스쿨처치 모임에서 기도하는 아이들.


# 체험하는 신앙

“어른들은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만 아이들은 도전을 심어주면 의심하지 않고 기도하며 나아갑니다. 어린데도 기도모임을 통해 학교는 물론이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뜨겁게 기도하는 광경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배워서 아는 신앙에서 사는 신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나 간사 자신의 고백이기도 하다. 목회자 부모 밑에서 당연한 듯 기독교 환경에서 자랐지만 “기독교신앙을 받아들인 것은 혹시 내가 세뇌 당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 것은 신학교에 들어간 후였다. 내가 만약 다른 가정에 태어났다면 이슬람이나 불교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신앙의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며 성경을 읽었고 기독교 변증서에 파고들었다. 결론은 “하나님만이 내 죄를 해결해주신 유일한 분”이라는 확신에 이를 수 있었다.

‘다들 가는 길을 나까지 갈 필요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을 돌렸고 신학공부와 함께 청소년 선교단체인 비전파워(전 오병이어)에 몸담고 활동하면서 청소년들에게 마음이 향했다. 스쿨처치는 원래 이 단체에서 해오던 사역인데 청소년 캠프에 집중하면서 소홀해진 터였다. 신학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아이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안타까워 스쿨처치를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학교 한 곳이라도 연결되길 기도했다. 2012년 포천의 고등학교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국 각 곳의 20여 개 학교에서 스쿨처치가 이어지고 있다.

스쿨처치 아이들의 고백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것이 아이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면서 중고등학교에서 기도모임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나 간사는 한 달에 한두 번씩 학교들을 방문해 모임을 격려하고 말씀을 나누며 아이들이 예배와 기도의 끈을 이어가도록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스쿨처치에서 말씀을 전하는 나도움 간사.
 

나 간사를 만난 날, 이틀 동안 전라도 광주와 목포, 대전의 스쿨처치 아이들과 만나고 주말 교회사역을 위해 서울로 돌아온 그는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예배와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는 힘이 솟는 듯 기뻐하는 모습. 그가 정말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거예요. 형식적이고 무미건조한 매력 없는 크리스천이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찾고 예배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소리를 세상에 울리는 크리스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믿는다는 것은 편협하고 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놀랍고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하는 나도움 간사는 “저도 학교에서 예배 드리고 싶어요” 하며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를 찾아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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