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각막 이식 수술 통해 이웃에 사랑 전하는 마산정안과 대표원장 정기용 집사

   
▲ 정기용 원장

각막 기증 인식 낮은 현실, 미국서 지원 받아 수술 가능
시력 회복한 후 평생 감사로 살아가는 모습 보며 기뻐


“각막이식은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밝은 세상을 선물하는 뜻 깊은 나눔의 실천입니다. 언제든지 각막 손상으로 시력을 잃은 분들은 저희 병원으로 오세요.”

안과 의사가 시각장애인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각막 손상으로 인해 시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무료 시술로 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대상자들을 찾는 것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1동에 위치한 마산정안과 대표원장 정기용 집사(53, 마산 합성감리교회)는 병원 내 각막이식센터를 마련하고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각막이식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도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로 시술해 준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아 각막 기증 비율이 낮고, 이식 수술 비용도 만만치 않은 우리 현실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좋은 소식이 정작 수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회복이 가능함에도 여전히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 원장은 소식을 알리기 위해 힘 쏟고 있다.

# 어둠에서 빛으로…

“각막 이식 수술만 받으면 새 빛을 찾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들이 빛을 잃은 채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안타까워 방법을 찾던 중 미국의 기관을 통해 각막을 기증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시력을 회복해 인생 전환을 경험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정 원장은 시력을 회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갈 기회를 얻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 생각은 각막 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이들의 변화된 삶을 보면서 더욱 분명해졌고 그가 각막 손상 환자들을 찾아 자비를 들여가며 수술에 나서는 이유다.

우선 각막이식이 적합한 환자를 찾으려면 각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각막이란 안구의 외막(outer coat) 가운데서 앞쪽 1/6을 차지하는 둥근 접시 모양의 투명한 부분으로 흔히 검은자위라고 부르는 곳이다. 하지만 이는 눈 속의 홍채가 검게 비쳐 보이기 때문이며, 각막은 혈관이 없는 투명한 조직이므로 누구에게나 각막을 받아 수술이 가능한 조직이다.

그래서 각막은 근시, 난시, 원시, 색맹이더라도 기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것이 정 원장이 푸른 눈의 외국인으로부터 기증 받은 각막을 국내로 들여와 시술 할 수 있는 이유다. 외국인의 각막 역시 각막 내의 홍채 색깔로 인해 푸르게 보이지만 실제는 투명하므로 각막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간이나 신장 등과 달리 각막에는 혈관이 없어 거부 반응을 일으킬 확률도 낮으므로 조직 적합성 검사 없이 가족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사람의 각막을 기증 받아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의 수는 약 20만 명. 등록되지 않은 수까지 포함하면 약 3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이중 10%인 연 3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각막이식수술을 받으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각막이식수술이 이뤄지는 것은 1%미만인 약 200~300여 건뿐이라고 설명하며 정 원장은 아쉬워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서는 각막을 기증받기 어렵고, 수술 병원도 전국 2700개 안과 중 40여 개에 불과하며, 수술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각막은 사후 기증만 가능한데 그나마도 각막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 원장이 각막의 문제로 실명된 환자들을 찾아 나설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단체로부터 각막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이다.

“각막이식에 필요한 각막은 현재 마산 무학라이온스클럽과 자매결연 단체인 미국 LA올림픽라이온스클럽에서 지원받고 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아이뱅크가 4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저희 병원에 각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 원장은 각막이식수술을 하면서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각막기증 현황으로는 국내 각막이식 수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각막기증이 활발한 미국의 경우 1년에 4만 명의 사람들이 각막을 기증하고 있으며 매년 3만~3만5천 건의 각막이식수술이 진행되고, 나머지 각막은 각막이식이 가능한 전 세계 병원에 공급하고 있어 미국으로부터 각막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 생애 최고의 선물

사실 무료로 각막이식 수술을 해준다니까 오히려 “임상실험 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오기도 하고, 최고의 장비를 갖췄지만 까다로운 장기이식법 테두리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를 들여가며 환자를 찾아 나서고 수술을 진행하는 이유는 뭘까?

“수술을 통해 새롭게 눈 뜨고 그들의 삶이 감사와 행복으로 채워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 일은 그만둘 수 없습니다. 여건이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되지요.”

각막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능했다면 눈이 실명단계에 이르기 전에 조치를 취했을 테지만 가정형편이 어렵다보니 방치해 실명된 경우가 많다고 정 원장은 설명했다.

2007년 수술 받고 40년 만에 시력을 회복한 김 모 씨의 경우도 그랬다. 어릴 때부터 각종 안질에 시달리다 이십대에 들어서야 눈 상태가 각막이식이 아니면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형편상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한해 두해 지날수록 상태가 심해져 오른쪽 눈은 이미 20여 년 전에 완전히 실명됐고, 왼쪽 눈도 곁에 있는 사람의 성별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되어서야 정 원장을 만났다.

수술을 받은 후 시력을 회복한 김 씨는 “가장 기쁜 것은 사랑하는 가족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만나는 모두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것을 고백했다. 55세에 시력을 회복 그는 시각장애인협회 컴퓨터 강사로 시각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고, 1급 시각장애인들을 방문 교육해 컴퓨터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봉사하며 보람찬 삶을 살고 있다.

2006년에 첫 각막이식 수술을 진행한 이후 100% 수술에 성공했다. 정 원장은 “지역에서 25년간 병원을 운영하며 이웃에게 받은 사랑을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다”며 작지만 신앙을 실천하는 삶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055-252-1400).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