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비전교회(유상백 목사)-5~7개 교회들과 밴드, 영어, 악기 캠프 가져

주중에는 악기 배우고 익혀 캠프에서 가르치고 공연
수준급의 강사들의 지도로 이뤄지니 주민들도 인정
부흥 장담할 수 없지만 작은교회들 활기, 결속 ‘짱’

 

   
▲ 유상백 목사

5~7개의 작은교회가 함께 한 2박 3일간의 캠프가 진행, 작은교회에 희망과 활기를 주고 있다.

‘지노밴드캠프’, ‘토마스강 영어 캠프’, ‘예찬악기와 함께 하는 색스폰 캠프’ 등이 7~8월 중에 2박 3일 일정으로 연달아 진행됐는데, 너무나 신나고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캠프를 기획하고 시도하여 호응을 사고 있는 사람은 유상백 목사(안산 비전교회)다. 유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기 전 2011년까지 3년간 백석대에서 교수(문화사역단 코칭-뮤지컬, 찬양단, 음향, 영상, 워십 등)로 사역했었다.

교수 전임사역을 뒤로 하고 그 전에 2년간 교회 사역을 했던 것을 경험으로 하여 다시 개척의 길에 들어서면서 작은교회들의 모습을 실감했다. 그리고 침체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작은교회들과의 연대를 생각했다. 10명의 신자도 안되는 개척교회들, 몇 년이 되었어도 미자립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교회들과 ‘문화’를 통해 지역과 소통하는 길을 모색했다.

이름하여 CCL(Christion Culture Leadership, 크리스천 문화 리더십)센터를 통해 악기로 지역의 문화를 선도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 교회들이 연대하여 캠프를 열다

자립한 웬만한 교회들도 힘든 일을 어떻게 자립도 안 된 작은교회에서 문화적인 것에 손을 댈 수 있나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불가능을 넘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지노박’ 씨의 재능기부로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지노밴드모임을 결성했다. 지노밴드캠프에 참여한 교회들 중에는 처음 악기를 접하는 이들, 그리고 이미 배우고 있는 이들, 배우고 익혀 연주가 가능한 이들로 크게 구분된다.

캠프를 2박 3일동안 진행하면 보통 하루에 7~8시간은 악기를 배우고 익히는 데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마지막 날이면 누구나 조금은 흉내를 낼 수 있고, 악기를 익히던 이들은 실력이 훨씬 배가된다.

“선생님들이 일일이 체킹하지 못하니 먼저 선생님께 배우고 익힌 아이들이 선생이 됩니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그리고 배운 것을 갈고 닦아 마지막 날 경연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하게 되니 참석자들의 열정이 더 뜨거울 수밖에 없어요.”

여름에는 이렇게 5~8개 교회들이 함께 모여 캠프를 하지만 보통 주중에는 인근의 서너 교회가 함께 모여 연습한다. 안산비전교회에도 광명과 시흥지역의 목회자들이 3년째 모여서 문화모임을 갖고 있다.

아주 작은교회에서는 2, 3명이 오더라도 몇 개 교회 아이들과 목회자들까지 하면 10명 가까이 된다. 중요한 것은 악기를 가르치는 ‘선생’이 아마추어가 아니라 유명한 조용필 밴드에서 키보디스트를 할 정도의 실력파인 ‘지노박’(피아니스트인) 같은 이들에게서 배운다는 것이다. 그런 실력파들이 한 달에 한 번만 와서 가르쳐줘도 아이들 실력은 팍팍 늘어난다.

교회 구성원들이 악기를 배우면 배우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예배 시작 전에 배우고 익힌 것을 가지고 연주를 한다. 실력은 미비하지만 악기를 배운 이들이 예배로 찬양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이들도 그것을 공유하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읽고 격려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작은교회의 힘이자 장점으로 보인다.

“앞서서 이끄는 문화사역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프로급 인사들이라 초청하기 쉽지 않지만 취지를 설명하면 기꺼이 시간을 쪼개서 와줍니다.”

   
▲ 색소폰 연주 강좌 수업 모습.

교회에서 배우는 악기 연주 실력은 아이들이 다니 학교에까지 소문이 나서 학예회 때 학생들이 교회에 와서 배워 우승을 걸머쥐기도 한다. 실력파를 통해 악기를 배우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요청으로 올해는 영어캠프를 하기도 했다. “악기 실력만큼 영어 또한 올려달다”는 것이다.

안산비전교회 아이들은 배운 실력을 교회 내에서 뿐 아니라 거리에 나가서도 활기차게 연주하며 찬양한다.

아이들은 발 마사지도 배워 활용한다. 지역의 동사무소와 연계해 경로당에 가서 발마사지를 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어른들이 발 마사지 해드릴 때는 별로 표정이 없다가 아이들의 보드라운 손으로 마사지가 시작되면 얼굴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어르신들은 착하다며 천 원짜리 용돈을 쥐어주기도 한다.

이런 활동 덕분인지 교회 학교 아이들은 동네 어르신들을 뵈면 먼저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하고, 어르신들은 싱글벙글 웃으며 칭찬해 준다.

유상백 목사는 “어느 교회 아이들인지는 잘 기억 못해도 착한 교회 아이들, 악기 연주하는 아이들”인 것은 다 기억한다. 이것은 교회 이미지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성공이라고 유 목사는 덧붙인다. 교회 입지를 높인다는 것이다.

# 교회 성장에 도움 되나?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면 “장담할 수는 없지만 교회 분위기는 일단 달라진다”고 유상백 목사는 말한다. 우선 예배시간 훨씬 전부터 악기 준비로 시끌벅적하다. 아이들이 악기나 워십 등을 배우기 시작하면 교회를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올 정도다.

최소한 2~8개 교회가 함께 하는 강좌나 캠프가 대부분이다 보니 좋은 선후배 형성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자기 교회 목사님 뿐 아니라 여러 교회 목사님께도 다양한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우선 작은교회 혼자 하면 컨텐츠가 약한데, 여러 교회가 연합하니 최소한 모이는 인원 걱정은 하지 않게 되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이들이 많으니 거리 공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

교회 이름은 잘 몰라도 아이들과 목사님 얼굴을 이미 지역에서 발 마사지나 악기 연주로 아는 터라 전도지를 줘도 잘 받는다. 호응이 있다는 얘기다.

유 목사는 안산지역에서 20여 명의 신자들과 목회하고 있는데 “전도하기 위해 너무 비굴해진 느낌”이라고 한국교회 현상을 짚으면서 “복음을 꺼내서 전할 때는 품위를 지키면서 전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려면 우선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숫자를 늘릴 생각보다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존감을 키워내는 것에 주력하자고 말한다.

안산비전교회 아이들과 성도들은 수시로 몇몇 교회 목회자·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니 어떤 목회자가 얘기해도 주목해서 듣고, 잘못해서 야단을 쳐도 그것의 진정성을 알기 때문에 귀담아 듣는 관계가 된다.

유상백 목사는 “아이들 뿐 아니라 목사님들도 덩달아 악기를 배우고 익혀 함께 하고 있다”면서 “교회들이 이런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나아간다면 교회 내 신자들간의 돈독함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스스럼없이 유대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 배운 것을 가지고 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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