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조명

“구약성서는 나에게 생의 갖가지 도전과 시련에 맞서서 자기만의 삶을 창조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줘”

처절한 고통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하나님과 생의 궁극적 의미를 찾고 깨달아 기록한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생생한 역사적 체험과 자각의 증언

 

   
▲ 〈교양으로 읽는 구약 성서 1, 2, 3〉
이범선 지음/교양인 펴냄

“구약성서에서 역사가 강요하는 비극적 고통에 맞서서 믿음과 눈물로 투쟁하며 자기에게 던져진 하느님의 뜻과 생의 의미를 깨달으려고 몸부림치며 살아온 인간들의 발자취를 읽었다. 구약성서는 숱한 고난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자기들의 정신을 지켜내고, 그 정신을 인류에게 물려준 영혼의 기록이었다.”

성경을 교양으로 읽는다니 너무 가볍게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으나 그 근저에는 구약성경이야말로 삶의 모든 측면을 통틀어 ‘인간’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교양으로 읽는 구약성서〉는 구약성서에서 모세오경으로 분류되는 다섯 권의 책과 열두 권의 역사서, 열일곱 권의 예언서를 각각 세 권으로 나눠 구약성서 속의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따라간다.

저자는 구약성경을 통해 “인간은 타인을 배려하는 선함과 고난을 극복하는 의지를 지닌 긍정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오만과 탐욕에 눈멀고 거짓말과 배반을 일삼는 존재”라는 인간 본질을 드러낸다고 말하면서 이처럼 인간의 본 모습을 진솔하게 입체적으로 보여주기에 “위대한 문학 텍스트이자 인문학 텍스트로서 굳건히 고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비약과 상징으로 가득 차 있는 구약성경의 빈틈을 신학적 지식, 인문학적 교양, 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워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책’으로 엮어냈다. 또한 구약성경의 배경이 되는 메소포타미아부터 이집트, 가나안(팔레스타인),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에 이르는 고대 세계의 정치적·지리적 상황과 신화, 종교, 관습 등 근동 문명에 관한 배경 지식을 더해 성경 세계를 생생하게 펼쳐놓았다.

구약성경을 유대교와 기독교의 기원이 담긴 책이자 유대인의 역사서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 1권 ‘모세오경과 유대인의 탄생’, 2권 ‘역사서와 왕들의 시대’, 3권 ‘예언서와 고난의 시대’로 구성했다.

특히 3권 예언서를 다룬 책에서는 ‘정의’의 개념을 세운 예언자 ‘아모스’, 신이 이 세계를 만들었다면 왜 악이 존재하는지 되물었던 ‘하박국’, 바빌로니아 제국에게 멸망당하는 유다 왕국을 눈물로 지켜본 ‘예레미야’, 바빌로니아 제국에 포로로 끌려간 유대인들에게 희망과 구원을 전한 ‘에스겔’까지, 파국과 절망의 시대를 가장 치열하게, 가장 고통스럽게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저자는 “예언자들은 뜻하지 않게 소명을 받은 순간부터 줄곧 자신의 전 존재를 바쳐 불의와 탐욕에 빠진 세상을 향해 파국을 경고했다”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짓밟아 사리사욕을 채우는 지배층, 종교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제사장들이야말로 예언자들의 가장 큰 적이었다”고 짚는다.

‘교양서’라고 하니 가벼운 듯 하지만 저자가 지극한 고통 속에서 성경에 파고들며 발견한 인간 삶의 참 의미는 그리 가볍지 않다.

저자가 성경을 깊이 있게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어머니를 여의고 신학교에 입학한 뒤 곧이어 아버지마저 잃은 후 ‘고통’ 속에서 삶의 이유를 찾고자하는 시도였다.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진력했던 그가 성경에서 발견한 것은 “역사의 물레방아에 짓찧어지는 처절한 고통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하나님과 생의 궁극적 의미를 찾고 깨달아 기록한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생생한 역사적 체험과 자각의 증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수천 년 전에 끝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서 내가 겪은 고통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보았다”고 고백한다. “구약성서는 나에게 생의 갖가지 도전과 시련에 맞서서 자기만의 삶을 창조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주었다”며 성경을 통해 그 창조적인 삶, 인간다움의 걸음에 초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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