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일 원장

감기는 치료 방법이 없다. 그냥 놔두어도 앓을 만큼 앓고는 저절로 낫는 게 감기이다. 그래서 “감기는 의사 아닌 다른 모든 사람도 그 치료법을 알고 있는 병이다”라던가 “감기는 의사의 처방이나 지시를 따르면 한 열흘이면 낫고, 또 아무런 치료를 안 받아도 열흘이면 낫는 병이다”라는 식의 비아냥거리는 말도 주고받을 정도이다.

그러나 “감기쯤이야”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무리한 행동을 취하거나, 무시하면서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평범한 감기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폐렴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하고, 때로는 심각하고 중한 병이 마치 감기처럼 시작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감기 자체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심각한 병이 아니고, 무슨 뾰족한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할지라도 마치 중병을 앓기 시작한 사람처럼 자신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감기 다스리기에 대한 지혜는 “감기가 찾아오면 귀한 손님처럼 잘 모시라”는 것이다. “감기님, 오셨습니까!”하는 기분으로 따스한 방에서 모시고, 탈수가 되지 않게 따끈한 차를 자주 대접해 드리며, 마음을 편안히 갖고 며칠간 푹 쉬시게 하면 “잘 쉬었다 가노라”하고 곧 떠나 갈 것인데, 만일 억지로 몰아내려 하면 감기는 발버둥 치면서 더 안 나간다는 것이다.

감기에는 일반 감기가 있고 독감도 있다. 독한 감기가 독감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10년 내지 20년을 주기로 인간세계를 쳐들어온다. 어떤 때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희생자를 내기도 한다. 1918년의 대유행성 독감이 나돌 때는 전 세계적으로 2,100만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1957년의 아시아 유행성 독감이나 그리고 1968년의 홍콩 유행성 독감은 무서운 세력으로 인류를 공격해 왔었다.

이들 주요 유행성 독감은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됐다. 이 독감의 근원지가 하필이면 이 지역이냐 하는데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으나, 일부 학자들은 이 지역의 농작법이나 동물 사육법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행성 독감의 전문가들은 전 세계의 경향을 관찰함으로써 다가올 겨울에 유행할 확률이 가장 많은 바이러스 종류를 알아내고 이에 대비한 예방접종(백신)을 개발한다. 이 과학적 예측이 적중하여 미리 맞은 독감이 유행한다면 끄떡없지만 만일 예방주사를 맞았는데도 엉뚱하게 다른 종류의 독감이 쳐들어오면 결국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 어째든 노약자들은 미리 예방주사를 맞아두는 것이 마음 놓이고 비교적 안전하기도 할 것이다.

CHA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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