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곽도희 목사

   
▲ 곽도희 목사

신뢰 회복과 화합 위해 전국 누비며
협력 이끌어내는 데 총력

침례교 부흥협력단 발족, 목회자 연금제도
확립 등 공약 이행



역사의 흐름을 보면 아무리 암담한 시대일지라도 그것을 타개하고 일어서는 탁월한 인물들에 의해 새로운 길이 열렸다. 성경에서도 그렇지만, 역사는 하나님께서 위기의 때마다 적재적소에 인물을 세우시며 그의 나라를 섭리해 가시는 것을 깨닫게 한다. ‘위기’라는 진단 속에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인물’을 갈망하고 있다. 그 누가 일어나서 답답하게 꽉 막힌 오늘의 현실에 새 길을 낼까.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도 여의도 회관시대를 열고 교단 산하 교회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104차 총회장에 선출된 곽도희 목사(남원주교회)의 어깨는 무거워보였다. 총회장에 취임한 후 근황을 묻는 질문에 가방 속에서 교단 목회자 리스트 뭉치를 꺼내 보여주는 곽 총회장. 교단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신뢰 회복’과 ‘화합’을 꼽는 그는 “나는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기에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교단의 미자립·농어촌교회의 성장을 위해 ‘침례교부흥협력단’을 발족하는가 하면 교세에 비해 미흡한 목회자 연금제도를 확립할 것을 밝히고 앞장서고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총회가 신뢰를 회복하고 교단이 하나 되어 힘을 모아야 하기에 그는 스스로 리스트 뭉치를 들고 교단 산하 교회들을 찾아 동분서주 발로 뛰고 있다. 곽 총회장은 35년 간 목회자로, 부흥사로 전국을 돌며 다져온 관계를 총회를 건강하게 이끄는 데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연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증명해 낼 수 있을까?


Q. 총회장 임기 동안 총회 발전을 위해 펴 가실 포부와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특히 총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로 총회의 ‘화합’과 ‘신뢰 회복’을 꼽으셨는데, 어떻게 이뤄 가실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우리 교단 안에 정치적인 사안으로 오랜 기간 법적 투쟁이 이어지면서 총회가 신뢰를 많이 잃었습니다. 불신의 벽이 높습니다. 그 벽은 정치로 허물 수 없어요. 저는 35년 간 목회자로, 부흥사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치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정치를 정치가 아닌 목회로 풀고자 합니다. 그런 취지로 내세운 것이 교회 부흥운동을 범 교단적으로 일으켜보자는 것입니다.

농어촌·미자립교회 비율이 70%를 넘습니다. 개교회의 부흥이야말로 우리 교단의 살 길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총회장 입후보 당시 제시한 공약이었던 ‘침례교부흥협력단’을 지난 10월 17일 발족했습니다. 그동안 미자립교회나 농어촌교회 부흥회를 다니면서 어려운 현실을 목도하고 이 교회들을 살리는 방법을 위해 기도하며 고민해왔습니다. 물질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부르심의 소명 받은 목회자들이 신바람 나게 목회할 수 있도록 목회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일을 위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건강하게 목회 하시는 분들을 만나 가슴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모두가 “이거 해야 돼! 뭘 도와줘야 하는가”라며 기쁨으로 응수했습니다. 그분들에게 “당신의 목회 노하우를 달라”고 했어요. 흔쾌히 협력을 다짐하고 재정 지원까지 약속했어요. 교단을,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야 한다는 열망이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있습니다.

침례교부흥협력단은 총회 특별기구로서 중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교회들을 선정해 재정협력과 목회협력으로 돕는 것입니다. 재정 지원과 함께 목회협력으로는 목회전수분과, 전도분과, 양육정착분과, 멘토링분과, 기도분과, 특수목회분과 등 일대일 그룹으로 모여서 지속적으로 목회 적용을 돕습니다. 1차로 100여 교회의 협력단과 120개 미자립 교회가 지역별로 모임을 만들어 동반·협력관계로 갈 수 있도록 맺어주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교단 안에 국내선교회와 교회진흥원도 힘껏 돕고 있고, 남선교회와 여선교회 등 평신도들도 교단 안에서 일할 수 있는 창구가 되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선거 공략으로 제시하셨던 것을 실천에 옮기신 부분이 돋보입니다. 미자립교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오랜 기간 척박한 목회로 인한 목회자들의 탈진입니다. 재정 지원이나 프로그램을 이식하는 것보다 목회자들의 회복이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첫 걸음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총회장 임기를 넘어 중장기 사역으로 이어갈 수 있어야 할 텐데요.

교회를 개척하면 3, 4년까지는 어려움도 모르고 열정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10년쯤 되면 탈진하는 것을 봅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요. 초행길을 갈 때 지도를 참고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부흥협력단은 오랜 기간 목회를 건강하게 이어온 분들이 자신이 걸어온 길, 목회 노하우를 나눠주는 것입니다. 생동감 있고 확실하지요.

그렇습니다. 교회의 건강은 목회자의 건강에 크게 좌우됩니다. 목회자 자신이 내 심령에 불이 붙으면 성도에게 불이 붙고, 교회에 불이 붙으면 서로 하나 되고 화합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Q. 목회자의 심령에 불을 붙인다, 그 부분은 총회장님께서 오랫동안 부흥사로 활약해 오신 경험을 발휘하셔야겠습니다. 한국교회의 침체현상이 10여 년 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부흥을 이 땅에 부르기 위한 방안도 아울러 말씀해 주시지요.

1년에 3천교회가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교세 1200만 명을 자랑하던 것은 옛날이야기가 되었고 현재는 650만 명이 공식 집계인 것으로 압니다. 놀라운 일은 교회 수와 성도는 계속 감소하는데 목사 수는 매년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과부화입니다. 부흥회를 다녀보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과거에는 대다수 교회들이 1년에 두 번 이상은 부흥회를 가졌지만 요즘은 예전처럼 며칠씩 하는 것이 어렵고 주일 저녁이나 수요예배 시간에 하루, 그것도 치유, 전도 등 전문 강사를 초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성도들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맞벌이 시대다보니 다들 바쁘게 살아요. 또 부흥회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부흥회=헌금 강조’라는 인식과 함께 부흥사에 대한 신뢰도 많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의 길을 열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입니다.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으로 가는 것입니다. 목회는, 신앙생활은 내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새 내가 주인으로 서려 하니 안 되는 것입니다. 교회다움과 그리스도인다움으로 가는 길은 내 안에 예수가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Q. 교단 발전을 위해 또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목회자 연금제도를 확립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공약사항이었습니다. 우리 교단의 경우 목회자 은급비가 있습니다. 연금은 목회 은퇴 후 매월 받는 것이지만 우리의 경우 총회에 협동비 낸 것을 30프로씩 적립해 두었다가 은퇴 시 한 번에 지급합니다. 교회가 큰 경우야 은퇴 후에도 교회에서 사택을 마련해주고 담임목회자의 70프로 정도의 사례비를 드리지만 미자립교회나 농어촌교회는 은퇴하면 막막한 상황입니다. 참 아픈 이야기지요.

연금재단의 핵심은 기금 마련입니다. 이 일 역시 ‘신뢰’와 ‘화합’이 우선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총회 집행부에 연금과 복지 임무를 부여하고 기금 모금 전문가를 발탁해 연금재단을 위한 기금과 운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교단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임기 동안 연금재단의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Q. 지난 9월 총회에서 교단의 현안 가운데 여의도 총회회관 건축 빚 청산 부분에 대해 관심이 높았습니다. 어떻게 타개해 가실는지요?

총회 빌딩의 건축 부채는 일종의 우리 교단의 성장통이라고 봅니다. 분명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교단의 힘을 하나로 결집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104차 총회에서 결의된 사항은 교단 산하 목회자들이 한 달 사례비를 총회 건축 헌금으로 내기로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컨설턴트가 필요합니다. 건축 모금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모금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건축 빚 청산을 위해 오류동 총회 건물 매각에 대한 의견도 있는데 지난 총회에서 부결된 바입니다. 이 부분도 신뢰 회복과 화합을 통해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Q. 연합활동에 있어 한국교회 안에 중형교단으로서 침례교단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한기총의 탈퇴 안이 부결되었는데요. 앞으로 연합활동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현재 우리 교단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대해서 행정보류 상태입니다. 103차 임원회에서는 한기총 탈퇴로 의견을 모았지만 총회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104차 임원회에 공을 넘겼어요. 첫 임원회에서 고민한 결과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기총에 복귀할 명분이 없어요. 한기총이 회원 교단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이단을 해제한 부분에 대한 변화 없이 복귀는 어렵다는 것이 임원회 결론이었습니다. 현재는 관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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