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장난일까. 새로운 달력을 바꿔 걸고 나니 뭔가 지난 해와는 다른 소망어린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이 들면서도 세월호 침몰 사건 등 너무 아팠던 일들을 선뜻 털어내기가 마음 한구석 미안하기도 하고… 1월 중순인데도 아직 새롭게 맞이한 해에 적응기가 쉽지 않다.

교계를 둘러보자면 새해를 맞아 각 교단과 단체들에서 발표하는 ‘신년사’에 갖가지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진짜 새로워지기 위한 단호한 결단과 실천적인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에 실망을 주는 일들도 있다. 우선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아직도 묵은해의 무게를 털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기자 초년병 딱지를 떼기 전 NCCK를 출입처로 배정해 주면서 “그래도 한국교회 안에 협의와 원칙에 의한 질서가 지켜지는 곳”이라며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던 선배들의 격려 어린 말은 NCCK에 대한 신뢰감으로 아직 마음에 남아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회원 교단 간에 합의보다는 숫자와 힘의 논리가 더 앞서는 듯한 모습이어서 안타깝다. 특히 지난해 총무 선출 과정에서 ‘불법’을 주장하던 예장통합이 해를 넘긴 시간에도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참여 보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결되는 듯하다가도 또다시 틀어지기를 반복하니 지켜보는 이들도 지친다.

또 한 가지는 무리한 통합으로 분열 위기에 놓인 예장대신의 딱한 모습이다. 한국교회 자생교단이라는 자부심으로 중형 교단으로서 건전한 행보를 이어오던 예장대신이 교단 통합 문제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이탈’이라 주장하는 형세를 보고 있자니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나 싶다.

올해 부활절은 또 누가 주도할지 벌써부터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간,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한 몸 고백이면 간단히 해결될 것 같은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며 순진한 생각이라 하니, 오늘의 우리 모습을 보시는 예수님 마음은 어떠실까. 2015년 새해, 새 날들을 열어갈 수 있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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