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분열의 역사를 걸어왔다지만 한 해, 단 한 시간만이라도 하나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부활절연합예배가 매년 주도권을 놓고 어려움을 겪더니 올해는 급기야 분열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부활절과 그리 멀지 않은 때에 자리하고 있는 불교의 초파일과 비교할 때 한국교회가 기독교의 핵심 절기인 부활절을 얼마나 소홀히 다뤄왔는가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초파일이면 한국 땅 곳곳에 연등이 매달려 누구나 그 소식을 알 수 있다. 초등학생 시절 뭣 모르고 줄지어 예쁘게 매달린 연꽃잎 모양의 연등을 따라가다 꼭 하나만 갖고 싶다는 생각에 한껏 손을 뻗어보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부활절은 뭔가. 이 땅의 종교 중 유일하게 생명의 재창조를 말하는 부활, 부활절에 성도가 예수로 다시 태어난 기쁨을 마음껏 나눌 수 없는 현실을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성탄절 역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세상과 나누는 절기이기보다는 세상의 축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연합’이라고 말하는 곳에서 주도권을 놓고 얼마나 치열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 위기를 말하는 때에 단 한 시간 함께하기가 이렇게 버거워서야 어찌할까.

독일에서 28년간 자비량으로 선교하며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오베드로 선교사(UBF)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그는 한국교회 부흥의 시발로 평양대부흥운동을 꼽는데 그 배경에는 한국 땅에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사모하는 평양의 선교사들이 종파를 떠나 몇 달 동안 함께 모여 합심으로 간절히 기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희생하며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했다는 이야기.

예수 부활의 시간,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됨을 경험하고 훈련해야 할 때에 사욕을 앞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