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인 소장 

중독자들과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가족들은 자신도 모르게 중독자를 도우려는 중독 즉, 동반의존자가 된다. 동반의존이란 ‘의존 상태에서 누군가의 파트너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독치료의 전문가 로버트 서비(Robert Subby)는 동반의존이란 ‘억압적인 규칙과 습관들에 오랫동안 노출된 결과 개인적 혹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서·심리·행동 상태라고 말한다. 어니 라슨(Earnie larsen)은 동반의존을 ‘사랑을 주고받는 인간관계의 능력이 손상되어 빚어진 자기 파괴적이고 학습화된 행동들 또는 성격 결함’이라고 말한다.

이 정의보다 비전문적이기는 하지만, 중독자의 가족들은 동반의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도 한다. “동반의존이란 스스로를 돌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죠. 동반의존자가 된다는 것은 내가 알코올중독자와 결혼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내가 ‘알아논’(Al-Anon: 알코올중독자 가족의 자조모임)에 가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요. 동반의존이란 내가 알코올중독자에게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것을 뜻하죠. 동반의존은 내가 항상 착 달라붙어 있어야 하는 누군가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동반의존자들은 이 용어가 생기기 전에도 동반의존의 영향을 확실하게 경험해 왔다. A.A.(Alcoholics Anonymous: 익명의 단주모임)가 이미 존재하던 1940년대에 대다수가 알코올중독자의 아내였던 소집단의 사람들은 배우자의 알코올중독 문제가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를 다루기 위해 최초로 자조집단(Self-Help Group)과 지지집단(Support Group)을 만들었다. 그 당시 그들은 훗날 자신들이 동반의존자로 불리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남편의 알코올중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그들은 A.A.의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을 부러워하며 자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들은 A.A.의 12단계 전통들(A.A. Twelve Traditions)을 수정해 적용했다. 그 프로그램의 이름을 후에 알아논(Al-Anon)으로 고쳐 불렀는데, 그 모임은 효과적이었다. 그룹 안에서의 지지와 관계지향 치료가 일대일의 개인상담보다 회복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교회에는 소그룹이 많다. 그러나 알아논과 같은 그룹 안에서의 지지와 관계지향 치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그룹치료가 필요한 중독자의 가족들이 교회에는 많이 존재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감안해서 목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중독치료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알아논과 같은 그룹은 전문성이 없어도 교회가 쉽게 도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www.recoverykorea.com).

고병인 / 한국회복사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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