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김기종 씨가 휘두르는 칼에 하마터면 생명위기를 맞을 뻔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사건은 우리를 크게 놀라게 하였다. 종북 좌파의 테러라고 결론을 내리는 게 어떨까 하는 이들이 많은데 가까운 시일 안에 김 씨의 행적과 그의 행동 성격을 규정하는 시간이 오리라고 본다. 그런데 이 사건이 터지자 북한이 발 빠르게 보도하면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더니, 오늘은 김기종의 미국 대사에 대한 칼질을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비유하고 있다.

서글프다. 그들은 그렇게 말할 수 있겠으나 그것은 그들의 오해와 편견이 아닐까. 김기종이 안중근 만큼의 인물이라면 이를 뒤집으면 안중근이 김기종 수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창피하다. 북한의 현실감각과 역사 이해가 너무 유치하고 억지스러워서 마치 어린이들 말장난 같기도 하다. 우리는 어찌하여 겨우 이정도의 남북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그래도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상호관계인데, 비록 정치적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서로가 품위 있는 관계가 되기에는 영 글러먹은 관계처럼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북쪽에 도사리고 있다니….

어떤 때는 우리 서로 직접관계가 없는 삶의 방식이었으면 좋겠다. 고구려, 신라, 백제의 시대처럼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그런 관계 말이다. 삼국시대에는 동족개점이 없었다는 학자들의 이야기도 있지 않던가.

남북관계의 분단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부채의식을 갖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게 어디 그런가. 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하고 배려하고 또 함께하는 단일 공동체의 날을 갈망하는 혈육의 마음 누구에겐들 없겠는가.

애증이다. 사랑이 지나쳐서 미움이 되나 보다. 부모가 자식에게 에끼! 이놈아 나가서 죽어버려라. 또는 너와 나의 인연을 끊자고 했다 해서 정말로 그러겠다는 것은 아니듯이 북한에 대한 서운함이 바로 부모형제가 지닌 애정 또는 애증의 표출이 아닐까.

남북한 두 무대에서 사는 우리들 가운데 남북한을 아우르는 영웅적 인물이 나오면 좋겠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 구성원이다. 하나다. 함께 살기로 했다. 이렇게 외치면서 신나게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남북한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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