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리신문이 38년을 이어왔다는 것은 기적이네요.”
매년 4월 창간일이 다가올 때면 어김없이 듣는 말이다. 매 해 들소리 나이를 가리키는 숫자만 달라질 뿐 내용은 똑같다.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는 말. 그래도 교계에서 주간지가 소위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들소리에 몸담은 15년 간 그 잘나가던 시절의 그림자도 맛보지 못했으니, 그건 그저 과거의 이야기로 느껴질 뿐이다.

기독교 언론을 표방한 일간지의 출현과 교단마다 교단지를 갖게 되면서 주간지의 좋은 시절(?)은 점점 옛 이야기가 되어가는 현실이다. 이대로라면 들소리가 생명력을 유지하는 기적은 점점 더 놀라운 일로 전개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살아있음이 ‘기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단지 가난한 살림 때문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목회자가 즐겨 보다가 성도가 오면 숨기고, 성도가 보다가도 목회자 앞에서는 숨기는 신문이라는 것이다.
들소리 창간일에 듣는 소리가 또 있다. “무슨 창간행사를 매년 하지?” 보통 창간 또는 창업을 기념하는 일은 5년이나 10년 주기로 갖는 것이 일반적인데 들소리는 매년, 그것도 15회를 이어온 들소리문학상에 더해 올해도 3회째 들소리목회/신학상을 제정해 상과 상금을 준다. 가난한 살림에 뭣 때문에?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들소리가 걸어온 길은 늘 그랬던 것 같다. 들소리의 시선이 닿는 곳은 우리가 입은 가난이란 옷을 벗는 것보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그 일이었다. 반드시 해야 할 그 일,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라는 모토를 실현하기 위해 작지만, 가난하지만 본질을 올곧게 걸어가고자 몸부림치는 이들의 몸짓과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

들소리 창간 행사는 그렇게 또 그 일을 위해 함께 걸어가는 벗들을 찾고 만나는 자리이다. 그래서 그 작은 몸짓, 작은 외침이 더 이상 작지 않은 날, 이 땅의 모든 생명이 부여받은 존엄과 가치로 당당히 살아가는 그날이 열리길 고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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