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간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민병문 회장) 소속 회원 13명은 일본 아이치현(愛知縣)에 있는 나고야를 방문했다. ‘일본신학교’를 방문하여 40여 명의 신학생들을 격려하고 회원들이 모집해준 2,000권 장서를 전달하는 감사예배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흔히 알고 있는 대로, 일본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0.4%에 그친다. 전체가 약 1억3천만 명이라고 하니, 72만 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물론 그 안에 정통 복음주의 교단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단도 포함되어 있으니, 실제로는 50만 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교회는 전국에 7,000여 곳이 있는데 목회자의 수가 6,000명 정도에 그치고 있어 한 목회자가 여러 교회를 시무하기도 하고 심지어 무목교회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했다.

비록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과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애증의 관계에 있는 일본이지만, 100년 전 우리 민족의 암흑기에 복음의 씨앗을 전해준 선교사들과 믿음의 선조들이 일본에서 그 희망을 가졌던 것을 기억한다면, 오늘날 일본 기독교의 현실은 여러 의문과 걱정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 가장 두려운 것은 ‘성경’을 비롯한 기독교 양서들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국에 50만 명 이상의 독실한 그리스도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만들 수 있는 출판사가 여럿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기독출판시장’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나고야 전체를 뒤져도 기독교 서점은 10평 남짓한 작은 규모의 서점이 단 한 곳에 불과하고, 대형 서점에 가도 기독 양서들은 손에 꼽는다. 몽골의 기독교인이 최대치로 잡아도 8만 명에 그치지만, 그들이 모두 울란바타르 안에 거주하기에 기독 출판물들이 작게나마 유통되고 있는 것에 비추면 일본의 현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간과하고 넘어갈 사항은 아니다.
한국의 기독출판시장 역시 지난 10여 년간 축소되어 왔다. 한 기독출판사 영업자는 “2004년 대비 2014년 매출이 정확히 반토막 났다”라는 말로 오늘의 현실을 진단했다. 출판사의 규모나 출판물의 질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저마다 살 길을 찾아 ‘독서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저작권’을 강화하기도 하고, ‘각종 이벤트 혹은 캠페인’을 통해 ‘책 읽는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신학교를 방문하면서 나는 무언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신학교와 복음선교교회는 2017년까지 일본 복음화 1% 달성을 위해 목표를 정하고 기도하며 전도에 힘쓰고 있었다. 성화된 1%의 그리스도인들이 있으면 일본 복음화는 꿈이 아니라는 그들의 확신에 찬 고백을 들으면서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15% 이상이나 되는 우리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교회의 수도 아니고, 사역자의 수도 아니고, 기독 출판물의 질과 양도 아니다. 단지 정말 기독교의 말씀과 문화를 사랑하고 그것을 삶의 축으로 삼으며 이웃에게 전하려는 열정이 있는가의 문제다. 또한 그 복음을 위해 기꺼이 이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들을 벗어버리고 굴욕이나 불편을 감수하면서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려고 하는가의 문제다.
각 성도들이 참된 신앙의 삶을 회복하면 한국교회가 이렇게 몸살을 앓을 이유가 없다. 각 성도들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에 충실하면 헛된 목회자들이나 이단들이 복음의 진보를 훼방할 방법이 없다. 각 성도들이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과 천국의 삶을 소망한다면 기독교 출판, 음악, 미술 등 기독교 문화는 꽃피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의 최대 위기는 바로 ‘성경을 읽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확신한다. 성경이 그저 주일날 들고 가는 장식품에 머물 때, 한국교회는 미래가 없다. 말씀을 연구하고 그 말씀을 삶에 적용하는 결단이 목회자로부터 어린아이까지 모든 주의 자녀들에게 이르지 않고서 한국 교회와 기독교 문화의 중흥을 꿈꾸는 것 자체가 ‘망상’일 뿐이다.
결국,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정답이다. 기도와 말씀과 전도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는 결코 멋들어진 대표기도나 현란한 설교, 매가처치로의 인도가 아니다. 예수님처럼 기도하고, 예수님처럼 말씀을 연구하고, 예수님처럼 주의 백성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삶이다. 1%의 기적을 바라는 일본. 우리에게도 같은 1%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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