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조년 교수
한남대 명예교수

지금 우리나라가 온통 쑥대밭이다. 엉겅퀴와 가시덩굴로 뒤덮인 사회다. 어디인가 씨를 뿌릴 거름기 있는 땅은 찾기가 힘들고 온통 자갈밭이다. 그렇게 심성이 괜찮다고 칭찬을 받던 사람들인데 물질만능의 괴물에 사로잡혀 옴짝달싹 하지 못한다.

무능한 정부요 오기와 독기를 품는 얼굴을 일반사람들에게 민낯으로 내비치는 대통령이라는 최고 책임자라는 사람이요, 온갖 부정과 부패와 부도덕으로 가득하면서 큰 호령을 해대던 총리요 장관이요 국회의원들로 가득한 가시덩굴사회다. 어디에도 신선한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청아한 노래하나 들리지 않으며, 새벽을 깨우는 맑고 고운 새소리 같은 깨우침의 소리가 없다. 그런데 그런 자리를 꿰차고 앉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좋은 믿음의 사람’들이라고 소개되고 칭찬을 받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점이다. 어느 사회에 비하여 아주 높은 종교성향을 띠고 있다는 우리 사회가 가는 길이 그렇다고 할 때 할 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사회가 이 모양이라면 정신과 심령을 깨우고 일으키는 것을 주 업무로 한다는 종교계에서 복음이 들려와야 할 것인데, 거기야말로 더욱 더 크고 어지러운 쑥대밭이요 엉겅퀴와 가시덤불이다. 거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더럽다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 종합 대형마트와 같다. 세상을 본받지 말라는 스승의 말씀을 저버리고, 한 수 더 떠서 세상에 앞장서서 이끌려고 한다.

더욱이 잘 나간다는 종교지도자라는 사람들과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이 경쟁하듯이 하느님도 찾지 못할 만큼 교묘한 방법으로 벌이는 혼탁하고 악랄한 행태는 또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언젠가부터 자본주의식 사유재산제가 신성불가침이 되는 흐름이 강력히 흐르는 이 사회에서 이른바 ‘하느님 사역’이라는 것을 사유화해버렸다. 우리 사회가 고질로 앓고 있고 온갖 부정의 온상이 된 재벌들의 편법 세습을 거대한 종교집단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하늘도 탄식할 방법으로 한다. 꼼수세습, 변칙세습을 아주 버젓이 성직을 걸고 수행한다. 몇 년 전부터 있었던, 희망의 빛을 우리에게 준다고 믿게 하였던 기독교 각 교파의 세습방지법을 아주 무색하게 하는 놀라운 세습의 기술이 개발되어 만발한다.

큰 교회들은 이렇게 세습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작고 어려운 교회들은 매물교회로 더러운 이름을 남긴다. 이러한 것들이 종교라고 따라가는 무리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은 또 무슨 사단이 난 것인가? 이것은 진리를 따르는 종교가 할 짓이 아니다. 그런데 ‘대형’이라는 이름 속에 종교지도자도 신도도 다 함께 숨어버린다. 아담이 마치 나뭇잎 몇으로 수치스러운 곳을 가리듯이 말이다. 거기에 믿음이 있던가? 하느님과 만남이 있던가? 새로 태어나는 체험이 있던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저 멀리 아득히 계신다고 믿는 하느님의 눈을 살짝 속였다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그런데 네 속에 계신다는 그 하느님을 속일 수 있을까?

이 척박하고 엉망진창이 된 이 땅을 개간하기 위하여, 비옥한 땅으로 만들기 위하여 개혁의 흐름이 강하고 도도하게 흘러야 할 것이다. 모든 교인은 대형교회를 떠나 자기종교를 가지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그것은 종교가 아니라, 종교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대형조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복음의 말씀과 진리체험으로 된 것이 아니라 고도의 조직논리와 실천으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예수의 복음운동은 위계체계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하느님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요, 그 하느님은 옛날에 있었던 제국주의식 통치자인 여호와가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인데 그는 바로 사람 하나하나의 속에 들어와 계신다는 것이다. 그를 예배할 곳은 예루살렘의 교당도, 거대한 교회당도 아니며, 오직 네 영이 살아 움직일 수 있는 그곳에서, 그러니까 네가 서 있는 그곳에서 영으로 예배하는 것이라는 점이 바로 예수의 복음운동의 핵심이다.

그러기 위하여 교인들은 각자 기준신조를 외우고 따를 것이 아니라, 직접 자기가 온갖 종교경전을 고루 읽고 씹고 삼키는 일을 하면서 직접 체험 하면 좋겠다. 좋은 믿음을 가진 종교인이 되려면 기독교경전, 불교경전, 힌두교경전, 도교경전, 유교경전 따위의 고전들을 혼자나 집단으로 고루 깊이 읽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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