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성애자들이 쓰는 깃발은 무지갯빛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행진하는 모습을 보면 온갖 색깔이 나부낀다. 의상과 화장이 그렇고 액세서리도 그렇다. 물론 그럼으로써 그들 자신들의 자유분방한 내면세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성간의 성행위를 상징하여 옷에 구멍을 낸 후 엉덩이만 내놓은 모습이나 도전적인 반라(半裸), 히피스타일의 머리스타일 또는 옛 로마병사의 투구식으로 정수리털만 남겨둔 채 모두 밀고 그리고 프로레슬러들처럼 우량한 두남자가 껴안은 채 노골적으로 깊은 키스를 하는 행위는 그들 자신에게는 자유이고 아름다움이겠지만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당혹스럽지 못해 혐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 문명권인 유럽은 물론 미국 역시 동성애자들의 천국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혐오방지법이 시행되면서 동성애에 대한 혐오나 적대감의 표출자체가 범법행위가 되고 이럼으로써 9명으로 구성된 미국 대법원의 판결문이 성경보다 더욱 우위에 서게 된 시대적 넌센스를 보여준다는 느낌을 들게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20여년 전에만 해도 동성애자들이 행진하면 그들의 숫자를 압도하는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에워싸듯 따르면서 온갖 험한 말들을 쏟아냈다. 불지옥으로 불지옥으로. 에이즈. 에이즈. 칼과 칼. 몽둥이와 몽둥이가 부딪히는 식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사태는 역전되었다. 동성애자들은 선거판의 최대강자로 영향력을 뽐내게 되었고 기독교인의 반 동성애 시위는 이제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옛말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남은 것은 상호간의 철저한 증오와 적대감. 결국 기독교의 물리적인 반동성애 운동은 의미있는 그 어떤것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완전한 실패자체라고 해야 할 무엇이었다.

문제는 무엇인가. 물론 서로의 태도이고 서로의 믿음과 신조다. 교회의 태도는 전통적인 성경해석을 주장하는 한 확고할 수밖에 없다. 삶의 거룩성과 순결을 위해서 동성애는 노(No), 다만 그들을 건지기 위해 그들을 보듬는 것은 소홀히 할 수 없는 것. 그러나 일반적인 기독교인들의 죄에 대한 혐오감과 강박관념이 보듬는 일보다 적의를 먼저 보이는 것은 동성애자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굴레를 벗어버리고 육체가 원하는 것을 절제나 제한 없이 허용하자는 욕구에서는 결과적으로 반신적(反神的)이고 반교회적일 수밖에 없는 것. 그리고 이런 점에서 쌍방은 확실하게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 강요나 적대감에 의해서는 동성애자들의 생각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비웃으면 비웃을수록 그것은 들불처럼 번져가고 더욱 노골화된다는 것. 그리고 또 이런 점에서 동성애 문제는 딜레마 중의 딜레마 일 뿐 답이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그리고 여기서 그냥 넘길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미국교회의 예지만 교회의 태도 변화다. 미국 감리교, 성공회, 장로교회들이 동성애를 삶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인 것. 그들은 이미 동성애자들의 목사 안수 사세 서품 등을 허용했고 설교권도 인정했다. 이것은 이 목회현장을 가장 깊이 염려하는 목회자들 스스로 앞장섰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또 보듬기, 적대감 없애기는 중요하지만 동류동화(同類同化)는 절대불가라는 그간의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는 점에서 그 앞날도 예측하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모순 중의 모순이고 이 이율배반적인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답은 무엇인가.

어이없고 배반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동성애는 일단 놔두고 반동성애에 대해 쏟는 힘을 교회 내부로 돌려보자는 것이다. 자체 성결, 가족 성결, 입시공부 대신 자녀 교회 보내기(교회의 성가대가 중장년층으로 구성되는 것 하나만 생각해 보자. 젊은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교회를 떠난 내 자녀들이 동성애자가 되어 돌아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지금은 중세가 아니다. 사실 교회가 동성애자들과 맞설 물리적 힘이 없다. 그러나 교회는 다른 힘이 있다. ‘저 사람은 달라, 저 가족은 달라.’ 바로 이것이다. 어둠은 빛으로 이겨야지 힘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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