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원장이자 총신대 교수인 서창원 교수의 쓴소리

영국교회 출석자 중 거듭남의 과정 없으면 스스로
‘아직 크리스천 아니다’ 말하는 반면, 한국교회 신자는
교회에 출석하면 모두 크리스천-진정한 기독교인 수 많지 않을 것

 

   
 

현재는 총신대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치는 서창원 교수(59)는 3년 전까지는 교회에서 20년간 목회를 했다(강사로, 겸임교수로도 사역). 외국 유학을 마치고 들어와 맞닥뜨린 한국교회 강단은 ‘성장’과 ‘복’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락해 있었다.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목회를 하면서 한국교회 강단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1997년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을 설립(현재 2대 원장)했다. 또 바른교회 회복을 추구하는 문서선교를 위해 영국 로이드 존스 목사가 발행하기 시작한 <진리의 깃발>(격월간)을 발간하게 됐다(23년째).

인터뷰 내내 서 교수는 한국교회 현실의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말씀 중심이 되는 강단의 설교가 중요하고, 그것이 실현되는 삶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 멤버십 비성경적
“영국에서 크리스천이라고 하면 KS마크를 가진 자로 인정합니다. 교회 출석하는 이들 중에는 ‘난 아직 크리스천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교회에 나오면 무조건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영국교회에서는 신자가 진정으로 내적 변화가 있는지에 관심을 둔다. 세례를 받을 때 진정한 회심을 거친 후 받아들인다. 크리스천은 진정한 회심에서 출발하는 사람이다. 그런 크리스천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가 된다. 말씀의 가치관을 따라서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교회 다니면 내적 변화와 상관없이 크리스천이라고 거침없이 얘기한다. 교회에서 하라고 하는대로 열심히 예배시간에 출석하고, 봉사와 헌금 잘 하면 어느새 직분 받는 것에서도 순위가 앞당겨진다.

이렇게 교회 구성원 가운데 거듭나지 않은 교인의 비율이 많다보니 한국교회 기독교인들은 “엄밀히 보면 기독교인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들이 적지 않다”고 서 교수는 지적한다. “유사기독교인이 한국교회에는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니 한국교회 수준이 이렇게 형편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말이다.

“거듭나지 않은 교인들이 주일날 교회를 가는 것은 종교생활을 위해 가는 것이지 진정으로 주님을 위해 가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과 함께 사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누리며 살도록 해야 합니다.”

●강단의 설교가 제대로 선포돼야
80년대 유학 갔다가 90년대 돌아온 서 교수는 강단이 심각히 무너져있는 것을 확인했다. 80년대는 교회성장학이 한국교회를 점령, 신학은 사라지고 교회를 어떻게 하면 키울까에만 주력하다보니 강단의 설교 자체가 망가졌다는 진단이다.

1970년대 장로교에서 S교회를 이단이라고 지적했는데, 성장 주도 일색이다보니 오히려 S교회가 성장의 모델케이스가 되는 경향이 되는 것을 보았다는 서 교수는 “성장만 하면 모든 것이 허용되고 통하는 한국교회가 돼버렸다”고 우려한다.

설교가 성경에 입각한 것으로 되돌아가야 교회가 변화된다는 측면에서 서 교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다가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을 창설했다.

총신대 신대원을 다니다가 영국으로 가 한국인 최초로 런던신학교를 졸업하고(1985년), 장로교 본산지이자 존 낙스의 개혁정신으로 목회자를 배출하는 스코틀랜드 프리처치 칼리지에서 한국인 최초로 목회자 훈련을 받았다. 장로교 정신을 삶으로 역사에 신어준 언약도들에 심취해 에딘버러대학교 신학부인 뉴칼리지에서 역사신학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서 교수가 한국으로 다시 들어온 것이 90년대 초반이다.

영국의 암흑기에 로이드 존스 목사는 종교개혁자들과 청교도들의 개혁주의를 통해 영국교회를 살려나가자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는 <진리의 깃발>이라는 잡지를 내며 자유주의 속에서 교회를 회복해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으로 활동했는데, 서 교수가 80년대 초 영국유학에서 보니 600여 명이 활동하는 모습에서 ‘겉은 죽어가고 있지만, 영국의 신앙은 이들 속에 살아있음’을 목도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온 서 교수의 눈에는 ‘숫자’는 많을지 모르지만 복음에서 저 멀리 떨어져있는 한국교회가 한눈에 들어왔다.

설교는 성장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을 뿐, 신자들에게 진리를 풍성히 먹이는 것에는 터무니없이 약했다. 설교를 통해 감동을 주려고 했지 심령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설교는 일리가 있는데, 본문 중심의 풍성한 성경 얘기는 아닌 경우가 너무 많다(현재도 마찬가지).
처음 목회를 시작해 심방 가서 성도들에게 본문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하나님 잘 믿는 것’이라고 얘기하더라는 것. 본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성경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 2만 번 이상을 들어야 그 말이 입에서 술술 나오는 것처럼 목회자들이 본문의 풍성한 말씀을 설명할 때 신자들 또한 분별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교회 부임했는데 2년 만에 쫓겨난 목사가 있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설교를 쉽고 재미있게 하지 않고, 왜 자꾸 성경만 가지고 설교하느냐’는 장로들의 지적에 응하지 않고 성경 중심으로 하다가 그 사단이 난 것이었습니다.”

서 교수는 제대로 된 말씀을 먹지 못하면 격한 갈증이 솟아나야 하는데, 그런 것에 무디어진 신자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며, “한국교회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통계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라며 “칼빈이 제네바를 신정국가로 만들었지만 목회한 이들 중 10%도 천국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은 굉장히 두려운 말”임을 오늘의 한국교회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설교를 통해
감동을 주려 했지 심령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설교는 일리가
있는데, 본문 중심의 성경적 얘기
아닌 경우가 너무 많아
-성경이 삶과 사역에서 텍스트 돼야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서 교수는 “지금은 의도적으로 고난의 길을 가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고 말한다. 얼마든지 누릴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청빈생활을 하고, 많은 것을 버리고 오직 주님을 따르겠다고 하는 이들이 목회자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성경적인 잣대로 성도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분자들도 성경적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가 아니면 징계하고 권징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야 그나마 앞으로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완벽한 교회는 없지만 교인들을 더 거룩한 자리로 나아가게, 말씀의 검을 통해 성경이 우리 죄를 태워야 하고, 환부를 도려내도록 해야 합니다.”

목회자는 ‘말씀의 사람’이 되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서 교수는 말한다. 성경 66권에 대해 성경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자유자재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존 낙스의 말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않는 자를 강단에 세우는 것은 우상을 세우는 것과 같다’는 것을 명심해야 함을 강조한다.

목회자에 대한 사명의식이 분명하지 않으면, 말씀을 성경대로 과감하게 전할 자신이 없으면 지금이라도 목회자직을 그만 두어야 한다고 서 교수는 말한다.

또한 모든 교회들이 주 하나님의 교회라는 공동체 의식, 주님 안에서 하나라는 유기체적인 의식을 넓혀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서 교수는 철저히 지역 교회 출석을 권유하자고 제시한다. 주차 문제의 어려움도 해결하고, 신자(교회)가 철저히 지역 속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자기 입맛에 맞는 교회 가기’를 그치고, 모든 교회가 교회다운 교회를 지향하는 가운데 지역교회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신자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경우 그것을 교회들간에도 증빙하고 확인할 수 있는 이명증서제도를 부활시켜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된다면 이단에서 신자들이 유입되어 색안경을 끼고 서로를 불신하는 현상을 애초에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하나, 대형교회들은 ‘영향력’ 운운하며 그것을 지탱하려 하지 말고, 세분화하여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말한다. 5만 명 교회 하나의 영향력보다 500명 성도가 모이는 100개의 건강한 교회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5만명 교회에 180명의 부교역자를 둔다는데, 500명 교회에서 8명의 부교역자가 일한다고 치면 세분화 했을 경우 800명의 부교역자가 일할 수 있어서 실업자 문제도 해결되고 양질의 사역도 자연히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씀 중심의 삶보다는
성장 위해
강단의 말씀이 선포되기 시작한
한국교회, 여전히
교회 성장하기만 하면 성공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 큰 문제
-설교는 여전히 성장의 도구로 사용

 

●성경적 가정세미나도 계획

   
▲ 진리의 깃발

외국 유학을 마치고 20년간 목회를 했는데, 처음부터 주력했던 부분은 막 결혼하는 신혼부부였다. 출산율이 1.02명이었을 때 ‘출산장려위원회’를 교회에 구성해 운동을 벌이자 평균 출산율이 3.1명으로 상승됐다. 40대에 늦둥이도 낳아 5, 6명까지 자녀를 출산하는 이들도 생겼다. 교회는 출산비용 전액을 지급하고, 학교 갈 때까지 소정의 비용을 매달 장학금 명목으로 주었다.

“이것은 철저히 성경에 입각한 운동이었습니다. 거룩한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것이 성경적인 우리의 사명임을 가르쳤고 신자들은 호응했습니다. 3명의 자녀를 낳으면 불이익을 주는 정부 시책을 우리는 따르지 않고, 많이 나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을 한 것이지요. 성경의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신자들은 확인했지요. 한참 지난 2005년에 정부시책이 바뀌어 자녀 많이 기르자는 운동으로 바뀌었어요.”

결혼하기 전의 예비부부들을 직접 데리고 성경에 입각한 부부, 자녀, 가정을 교육한 것도 큰 효과를 봤다. 아이들을 많이 낳게 되면서 서 교수가 속한 교단의 주일학교 출석률(2008년)이 수도권에서 17명이었을 때 서 교수의 교회는 90명이 넘을 정도였다.

아이들에게 학원 보내는 것도 지양하고, 말씀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게 하니 어느새 부모도, 아이들도 등수

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성경적 자녀, 부부, 가정이 교육을 통해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경험한 서 교수는 앞으로는 아내와 함께 가정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특별히 신혼부부들이 앞으로 60여 년의 가정을 어떻게 성경적으로 살아낼지에 관한 부분을 심도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물론 매년 일년에 두 차례 150여명이 참여해 진행하는 세미나에서를 통해서도 성장이 목적이 아닌 진리를 배우고, 거기서 오는 감격을 나누는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성경과 하나님을 자신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사역과 삶에 있어서 텍스트가 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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