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광섭 목사/창현교회 담임

참으로 허무한 모양을 본다. 세계를 시장으로 삼고 있는 삼성가의 그 길고도 긴 형제간의 싸움은 형의 죽음으로 끝났다. 누가 승자이며 누가 패자인가? 한 부모에서 태어난 자식들인데 말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된다. 영원히 소유하지 못하는 그것들이라지만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쌓았으며 어떻게 남겼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물려받은 것으로 경영하며 대를 이어 기업을 키워온 기업가가 아닌 한 사람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시장과 소비자가 되는 자에게 얼마나 정직했는지? 축적된 지식과 경험과 기술과 재산으로 사회 앞에 절대 필요자에게 얼마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는지?

요즘 롯데그룹이 형제의 난을 겪고 있다. 그룹경영의 주도권을 내가 가져야 된다는 형제간의 싸움을 매스컴들이 너무 친절하게 알려 주고 있다. 한결같은 형제의 싸움 소식은 별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싸움은 그들의 싸움이고 이 나라 이 백성은 그 형제 사이의 싸움이 적법한지를 물으면 될 것이다.

성경에도 형제간의 싸움이 적지 않게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먼저 구약성경 창세기 4장의 형 가인과 동생 아벨 사이의 싸움 이야기다. 농사꾼 형 가인과 목축하는 동생 아벨이 하나님에게 함께 제사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형 가인과 그의 제물은 거절하시고 동생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다. 형 가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제사를 거절하신 것에 대하여 분하게 생각하고 동생 아벨을 자신의 땅으로 유인하여 들에서 죽이고 만다. 경쟁자 없는 나만의 제사라면 하나님도 거절할 수 없다고 생각 했는가? 해석은 다양하다. 그러나 전통적인 해석은 하늘을 향한 제사의 진실성에 대한 하늘의 절대선택권과 심판에 대한 교리적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록 같은 자리에서 예배를 드려도 하늘이 인정하고 받으실 예배, 하늘이 거절하는 예배가 있다는 것이다. 예배에서 하나님은 우리가 어떻게 무엇을 드렸는가 보다 그 무엇을 어떻게 드리는가 하는 사람됨의 진실을 보시고 결정하시고 선택하신다.

다음은 구약성경 창세기 25장에서 시작되는 쌍둥이 형제인 형 에서와 동생 야곱의 싸움 이야기다. 아버지 이삭이 형 에서에게 장자권을 주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그의 어머니 리브가가 듣게 된다. 형 에서가 사냥하러 나간 사이에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과 모사를 꾸민다. 눈과 귀가 어두워진 아버지를 속이고 형이 없는 그 사이에 야곱은 집에 있는 짐승을 잡아 음식을 만들어 아버지를 속여 형의 축복을 받은 것이다. 이 일로 형을 피해 야곱은 외삼촌 집으로 도망하게 된다. 그러나 그 집에서 야곱도 속고 속으며 살았고 끝내는 친척 집에서 야반도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야곱의 인생에서 큰 변화의 사건이 생기는데 바로 얍복강을 건너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 갈등, 간절한 기도가 있었다(창세기 32장). 하늘은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 주신다. 개인 야곱은 죽은 것이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던 야곱은 다른 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축복으로만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 12부족의 시조가 된다. 신앙은 말한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것이지만 살게 하시고 이기게 하시고 복 받게 하시는 분은 하늘이라고.

성서 속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 요셉이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는 제목도 아버지로부터 사랑 받는 것을 시기하여 죽음의 자리에 내몰고 끝내는 종으로 팔아 버리면서 그 형제들이 동생 요셉에게 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요셉은 우여곡절 끝에 애굽의 총리가 되었고, 먹을 것을 구하러 애굽에 온 형제들이 동생 요셉에게 절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 나를 놀라게 하고 부럽게 하는 구절이 하나 있다.‘하나님께서…은혜를 받게 하셨다’ (창 39:21절)는 구절이다. 인간적인 노력 위에 하나님의 은혜 없이 무엇이 될까? 그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이 한 몸 바르게 살고 내 한 삶이 이웃을 살린다면 그 사람이 하늘 사람이다. 나와 그의 삶이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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