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중앙교회 담임

지난 여름 강화도에서 작은 무리들의 아름다운 모임이 있었습니다. 작은 교회들과 선교사들이 연합하여 ‘호렙에 이르라’는 주제로 ‘선교사 리트릿’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수련회는‘선교사 멤버케어’라는 주제로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치유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국내외에서 오신 전문 강사들과 음악가와 연예인들까지 다양한 종류의 달란트를 가진 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선교사들을 섬겼습니다. 선교지에서 추방당한 경험을 가진 필자도 공동대회장으로서 감동과 눈물로 그들을 섬기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번 리트릿에는 몇 가지 귀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첫째,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선교사 멤버케어(치유, 회복)’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선교 역사가 지속되면서 장기 선교사들이 많아졌는데 그들 중에는 추방이나 질병이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하여 영적, 육적, 정신적으로 지치고 병든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멤버 케어에 대한 주제로 미국과 한국에서 전문 강사들을 모시고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둘째, 선교사들 편에서 생각하며, 선교사를 위하여 준비한 순순한 집회였다는 것입니다. 선교대회는 일반적으로 교단이나 선교 단체가 자기 단체의 목적을 위하여 개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련회는 선교사들을 위하여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준비된 수련회였습니다.

셋째, 작은 선교 단체와 작은 교회들이 힘을 모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개척 교회 목사님들까지 교회 자동차를 가지고 와서 차량봉사로 섬겼습니다. 필자는 선교를 하면서 교회가 작고 힘이 약한 것에 대한 눌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비전을 공유한 작은 교회들이 모이면 아름다운 큰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작은 교회들, 어려운 선교사들과 성도들이 연합하여 사천만원이 소요되는 수련회를 아름답게 마무리했습니다. 아무도 자기주장을 고집하거나 자기를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매주마다 모여 기도하며 준비하였고, 물질과 시간과 마음을 다해 선교사님들을 섬겼습니다. 나중에는 스텝진이 넘쳐 지원자를 받지 못할 정도였고, 재정도 넘쳤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한 마디로 대책 없는 선교를 해왔습니다.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한답시고 무조건 보내고, 무조건 순종해서 갔습니다. 심지어는 “가서 선교지에서 죽어라”, “아파도 들어오지 마라”라는 말들을 하며 선교사를 파송했습니다. 선교사 가정의 생활이나 자녀 교육 문제, 질병, 노후 대책 등에는 힘쓸 만한 여력도 경험도 의지도 부족했습니다. 필자도 선교사로 있을 때 미국 선교사들로부터 한국 선교는 ‘대책 없는 선교’, 또는 ‘죽으라고 보내는 선교’라고 표현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도 선교의 역사와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체계적이고 지혜로운 선교를 해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은 지치고 병든 엘리야를 꾸짖거나 버리지 않았습니다. 천사를 통해 어루만져 주시고 먹여 주셨습니다. 호렙에 이르게 하시고, 만나주시고, 다시 회복시켜 남은 사역을 완수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병들고 지치고 상처 받은 선교사들을 치료하고, 회복시켜서 다시금 귀하게 사용하기를 원하십니다. 한국 교회가 그런 일을 감당해 주기를 원하십니다. 선교지에서의 오랜 경험은 물질로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자원입니다. 그들의 문화적 적응력과 언어와 다양한 경험 등은 너무 귀한 자원입니다. 그런데 많은 교회나 교단들이 그런 귀한 자원들을 버립니다. 아프다고, 문제가 있다고 중간에 철수 시키거나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에서 이 시대의 사역자를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 했습니다. 사역자는 자신이 입은 상처의 경험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치유와 생명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고통을 통해 얻은 상처가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원천으로 이용되는 방법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사역이 이루어질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상처 입은 치유자’로 이전 보다 더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장기 선교사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일에 관심과 힘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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