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향후, 소위 열강들의 역학구도를 벗어나고 뛰어넘어야 한다. 그러나 19세기 말 국가자본이 부족해 능동적으로 개항을 못한 우리는 그때 그 골든타임을 한 번 놓치고 난 후 러시아, 청나라, 일본에 전쟁터를 제공해야 했다. 그때 무너져 내린 국체(國體)는 아직도 불편하고, 마치 허리가 동강난 꼴이 되어 지난 70년 동안 체제 경쟁하는 모습을 세계 앞에 노출하고 말았다.

체제 투쟁이라지만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보다 가난했던 우리는 80년대 이후 개발도상 과정을 거치면서 선진국이 먼발치에서 손짓할 무렵 경제와 민주주의 체제의 틀을 갖추기 시작해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는 분명히 체제 경쟁의 승부가 끝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우리는 북한의 장단에 춤을 춰주기도 하면서 눈치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며칠 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끝으로 서서히 가닥을 잡아 가야 하는데 말이다. 요술방망이가 있는 듯, 잘하면 몰수패가 나올 수 있다는 식, 다시 말하면 완승, 또는 KO승 따위를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서로 다가서기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분단 70년이니 완전한 통일의 날도 70년 걸린다는 넉넉한 여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조금씩 대화의 틀을 넓히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놀이 문화를 몇 년 더 키워가면서 부분적 경제 공동 공간을 마련해가고, 사회간접자본에 조금씩 투자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10년쯤 후에는 경제 공동체, 또 한 10년쯤 지나면서 남북한 대외적 정책지구 통합, 그 다음은 통일이야기, 그러는 가운데 더 화끈한 통일론이 끼어들려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탄아 물러나라! 하고 호통을 치면서 더욱 조심스럽게 남북이 접근해 통일국가를 만든다 하자. 그 다음은 순풍에 돛 달까? 아니다. 아닐 것이다.

여러 시행착오 등을 보이면서, 삐거덕거리는 과정도 거친다. 그러다가 어느날 남북한이 자연스럽게 고려조나 조선조 전성기처럼 성숙한 시대를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날까지 시간이 걸린다. 서두르지 말자. 감정으로 할 수 있다 하지도 말아야 한다. 자칫 자기 체제로의 길을 욕심내다가 산통을 깰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세속적 서구 자본주의보다는 더 우수한 ‘신명기 식 인간주의’를 얻어낸다면 세께사의 우뚝한 나라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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