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양보, 용납, 겸손, 진정성.
올 가을 교단 간 대 통합의 결실을 이뤄낸 예장고신과 예장고려의 교단 통합 키워드였다. 서로 떨어져 지낸 40년의 간격을 메우기란 쉽지 않은 것이었지만 이들은 한결 같이 사랑, 양보, 용납, 겸손, 진정성의 모습으로 그 깊은 간격을 좁히고 끝끝내 한 몸을 이루게 됐다.

서로 각기 총회를 갖고 사전에 통합추진전권위원회가 합의한 사항에 대해 충분히 토론했고, 통합과정을 보고하는 중에도 어떤 사안에 대해 상대 교단의 ‘확인 요구’가 있자 곧바로 총대들에게 재차 내용을 짚고 확인한 결과를 주고받는 등의 모습 속에서는 온전한 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간절한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

‘통합’이란 이름으로 무리하게 속도를 내서 어느 한쪽에 상처가 되거나 누구 한 사람의 업적 쌓기 또는 정치적 노림수가 끼어드는 식이 아니라 그야말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이뤄낸 결실이어서 더욱 반갑다.

물론 순조로운 통합 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헤어졌던 형제가 온전히 하나 되기에는 갈 길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통합의 키워드로 붙들어왔던 것들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지속한다면 어려움 없이 하나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고신과 고려의 통합에 기대를 모으는 것은 올해 어느 때보다도 교단 간 통합 논의가 봇물을 이룬 가운데 유일하게 순조로운 통합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바로 전날 있었던 예장 백석-대신의 통합 현장만 보더라도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서로 간에 양보와 이해, 겸양의 자세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통합 현장에 용역이 등장하고 몸싸움이 벌어지고 마지막까지도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절박하게 외쳐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 건강한 통합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부디 고신-고려의 통합이 이후에도 온전히 한 몸을 이루어 한국교회에 귀감이 되고 통합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