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경배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우리가 종교개혁주일을 지킨다는 것은 16세기 종교개혁의 원형과 그 중추적 신학을 확인하고 그것을 우리 교회 안에 생생한 생명의 기치로 삼고 그 정신을 부양(扶養)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 종교개혁 중심의 신학 중 하나가 창조주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그 실례를 미국의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Fire-stone Library란 도서관이 있는데, 그것이 처음 세워질 때에는 대학교 채플 옆 대지밖에는 없었습니다. Fire-stone 회사가 기부한 기금으로 세계적 대학교의 도서관으로 새 도서관을 건축하는 것이라 거대한 건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거대 건물을 교회당 앞에 세우게 되면 교회 모습이 초라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인상적이고 감동적으로 결정한 것이 지상으로 1층만 짓고 다 지하로 내려 지은 것입니다.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린다는 것이 이런 데서도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과 사역과 생각에 이런 신앙이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이런 신앙과 믿음은 히브리서 11장에서처럼 실상과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결실로, 증거로 눈에 보여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

_하나님을 먼저 생각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갈릴리 바다에서 어부로 되돌아간 제자들에게 많은 고기를 잡게 하신 일이 있습니다. 그때 제자 어부들은 그 엄청난 수확에 놀랍니다. 그리고 그 수확이 ‘주님 때문’이란 것을 알고는 소리칩니다. ‘주님이시다!’

미국이 세계적으로 강대하고 부강한 나라가 된 것은 1840~1890년 사이의 일입니다. 당시 미국은 공장의 생산고가 평년에 비해 7배가 웃도는 경이적인 생산력을 발휘합니다. 그때 미국은 외쳤습니다. ‘주님이시다-하나님이시다!’

이렇게 하나님의 사역이심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감사하고 찬송했습니다. 그리고는 세 가지를 합니다. 하나는 찬송가를 많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또 우리를 축복해 주시는 하나님을 우리 미국인들이 다 믿어야 한다고 절실히 느껴 제2차 대각성운동을 일으켰습니다. 무디나 생키의 부흥운동 격류가 그래서 미국을 휩쓸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 감사하신 하나님께 온 세계의 인류가 돌아와야 한다고 믿어 세계선교에 온 교회가 나섰습니다. 지금 세계 초일류 국가 미국은 19세기에 그렇게 먼저 하나님을 생각했던 나라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20세기에 이르러 거대국가가 되었습니다.

_ 하나님의 맡기신 사명
우리의 사명은 선교(Mission)입니다. 소명(Vocation), 직분(Occupation), 직업(Profession) 등 우리는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부여하신 지경 안에서 나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만의 것입니다. 이것들은 다 기독교적 가치입니다.

종교개혁의 원리(루터, 칼빈)에는 우리가 하는 일에 성속(聖俗)이 따로 없습니다. 수도사나 가정부나 광부나 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1917년 이광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만 하나님의 일을 합니까, 아닙니다. 선생도, 농부도, 군인도, 상인도 하나님의 일을 합니다. 주일만 거룩한 날입니까, 아닙니다. 월요일도 금요일, 토요일도 하나님의 날입니다. 어느 날이 하나님의 날이 아닙니까.” 우리는 누구든지 언제든지 무슨 일이든지 다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_한국교회의 역사적 사명
1906년 서북에서 선교하던 북감리교의 걸출한 선교사 J. Z. Moore가 이런 말을 남깁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5천년 동안 한국사람을 그렇게 내버려 두셨습니까. 그것은 아주 중요한 때에 하나님의 정하신 중요한 일을 하도록 하게 하심이기 때문입니다. 곧 동방의 이스라엘로서 구원의 횃불을 들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때 세계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고 만국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해인 1907년 한국에 독노회가 조직될 때 그 회의장에 만국기가 휘날립니다. 정미조약으로 고종 황제가 일제에 의해 왕좌에서 쫓겨나 망국이 된 것입니다. 나라를 빼앗겼는데도 우리는 세계 만국을 생각하고 있었던 교회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과 교회에 맡겨주신 엄중하고 커다란 사역이 있다는 그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 그 원리에 충성하여 온 한국교회의 세계적 사명을 확인하는 종교개혁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내용은 한국개혁신학회가 10월 10일 주최한 제39차 정기 학술심포지엄에서 민경배 박사가 개회설교한 것을 축약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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