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한국기독교학회 학술대회에서 에딘버러대 퍼거슨 학장 강조

   
 

기독교 신앙이 공공 윤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를테면 동성애, 낙태 등의 문제 말이다.

퍼거슨 학장(영국 에딘버러대 뉴컬리지 학장)은 10월 23~24일 온양관광호텔에서 ‘정의’라는 주제로 진행된 한국기독교학회 제44차 학술대회에서 ‘교회, 국가 그리고 세속주의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했다.

그는 “세속적 자유주의자들은 우리의 공적 영역을 신앙적 헌신과 분리하려 하지만 절차적 세속주의는 이 두 가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교회 내의 기독교인이 교회 밖의 비기독교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절차적으로 잘 마련하면 기독교의 신앙이 정의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세속적 미디어는 공적 영역에서 종교적 변호에 대한 반응에 직면하게 된다고 퍼거슨 학장은 말한다. 낙태법에 대한 비판이나 안락사나 동성결혼에 대한 제안들은 종종 종교는 공적 영역에서 추방돼야 하고 정책을 구체화 하는 데 있어서 간섭하는 것은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귀결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신앙적 확신에 기반하여 소비자 신용조합이나 식량 은행, 혹은 복지 삭감 혹은 핵 무기 수립에 대해 항의할 때는 그러한 주장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가지 방식이 모두 작동될 수는 없다. 요구되는 것은 종교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도록 계획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원주의 사회에서 이것을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감독하는 일련의 절차다.”

이런 것은 ‘고백적 정직’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포함하게 되는데, ‘종교적 견해와 세속적 견해의 충돌이 특징인 정치문화에서 만약 충돌하는 정책 입장을 선택하는 이들의 깊은 확신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좌절시킨다면 민주주의 토론은 숨이 탁탁 막히고 활기가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노로 소리치거나 권위적 발언으로서 선포될 필요는 없다. 대신에 적어도 우리의 불일치 내용을 개선시키는 것으로서 인내심을 갖고 정직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에 속할 수 있는 것이다.

퍼거슨은 “다문화 사회의 분열로 근심에 휩싸일 바로 그 때가 기독교 단체의 기능이 중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회 구성원을 위한 집을 만들어야 한다면 공유할 정체성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세속적 단체들뿐만 아니라 다른 신앙 단체와 유대를 강화하는 교회의 능력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또한 기독교 신앙인들은 개인들의 자유를 단순히 장려하는 것이 이상으로 기독교 신앙심으로 사회 구성원을 동원하는 데 필요한 도덕적 상상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윤리에 있어 자유주의적 입장이나 의무론을 일방적으로 취하기보다는 공동체주의로서의 덕윤리적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의 윤리 생활을 보편적인 법을 만드는 것으로만 볼 때에 는 지엽적인 신앙적 담론들이 제거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보다 폭 넓은 공동선의 추구 및 덕의 함양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에는 기독교 공동체와 예배하며 기도하는 삶이 우리의 윤리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앙은 때로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구속할 수 있는 세계를 보게 하는 길로 이끌게 하며, 예배와 전례의 핵심 역할은 안락하고 고립된 영역에서 휴양하고 있는 우리를 불러내도록 비전과 에너지를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환기함으로써 우리가 잊어버리려고 했던 나쁜 상황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생각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중보기도를 하게 되면 가정과 직장에 대한 책임 그 이상으로 더 넓은 책임감을 깨닫게 되며, 교회의 보편성에 대한 사도적 고백을 하게 되면 우리 자신이 경험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있는 이들과도 굳건하게 연대하도록 불러세운다.”

공공신학자인 퍼거슨은 기독교가 섹트화 하는 것을 경계했다. 종교와 문화가 다른 사람일지라도 인간 모두는 본성을 공통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그것을 토대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독교와 기독교 신앙이 우리 사회의 윤리적 정의를 세우는 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구약학회, 신약학회, 교회산학회, 조직사학회 등 12개의 학회별로 25개의 강좌에 발표자 및 논찬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