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회복사역연구소 소장

김 집사는 조그마한 무역회사의 직원으로 채용됐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일을 더 잘해냈다. 동반의존자들은 대단한 일꾼이 된다. 그들은 불평하지 않고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은 일을 감당한다. 요청하는 일들을 거절하지 않고 무엇이든 다 해 준다. 사람의 기분을 맞춰 주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애쓴다. 그들은 지쳐서 화가 나고 분통을 터뜨리기 전까지 적어도 한동안을 그렇게 한다.

 

김 집사는 자신에 대해 좀 더 나은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람들과 만나는 일을 즐겼다. 또한 그녀는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그녀의 상사들도 그녀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바로 그 무렵, 김 집사는 남편이 곧 다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마음 한편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불안감이 그녀를 거칠게 덮쳤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속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걱정이 불현듯 다시 엄습해 왔다. 김 집사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남편은 자리에 없었다. 남편의 직장 상사는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다. 어느 누구도 남편이 있는 곳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손톱을 물어뜯고 미친 듯이 전화 걸면서 그날 하루를 다 보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모든 게 좋아질 거야, 문제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아무 일 없는 듯 보이려고 애쓰는 자신을 직장 동료들이 눈치 채지 않기를 바랐다. 그날 저녁 그녀가 집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집에 없었고 남편이 아이들을 놀이방에서 데려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황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돌변하고 있었다. 남편은 다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공식적인 통보도 없이 직장을 그만둬버렸다. 오전 10시경, 그녀는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몇 개월 후, 상담실에 온 김 집사는 “저는 당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의 그러한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의문이 생긴다. 누가 누구를 통제한 것일까? 김 집사는 부부상담의 자리에서 그동안 남편의 음주 문제를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오히려 남편과 남편의 알코올중독이 김 집사 자신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어서 김 집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당신을 영원히 떠나려고 할 때마다 당신은 착한 척 행동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나를 떠나지 못하게 했죠. 당신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알고 필요할 때마다 나에게 그런 말을 하죠. 하지만 당신은 결코 변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변하려는 마음조차 없었죠. 당신은 나를 통제하려고 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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