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제 목사선교중앙교회 담임

얼마 전 대형 교단의 총무 출신 목사와 다른 비슷한 목사가 칼부림을 하는 경악을 금치 못할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는 몇 년 전에 총회 석상에서 가스총을 뽑아 들어 한국 교회를 부끄럽게 했던 목사다. 결국 그가 이번 칼부림 사건까지 일으켜 총칼 모두로 한국 사회를 경악시킨 목사가 되었다. 대형 교단의 총무 일까지 할 사람이라면 수차례 검증되었어야 할 텐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교단 총무 일을 할 수 있었는지 개탄스럽고 답답하기만 하다.

인터넷에 뜬 그 기사의 아래에 달린 댓글을 보니 “목사들이 모두 다 죽어야 한국 교회가 산다”는 글이 있었다. 물론 이보다 표현은 더 거칠었고, 불신자의 글인지 성도의 글인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았다. 사건도 충격이지만 이 댓글도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러나 이 말을 곱씹어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이 말을 영적으로 해석해 보니, 한국 교회를 깨우는 선지자의 소리 같은 울림이 있었다.

사실 어느 공동체의 문제든 지도자들의 타락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로마의 귀족들이 타락하고 부패함으로 로마는 무너졌고, 교황과 사제들이 타락함으로 종교 개혁이 일어났다. 예레미야애가에서 예레미야는 유다의 멸망이 선지자들의 죄와 제사장들의 죄악을 인함이라고 했다.

지도자가 참으로 중요하다. 이사야의 지도를 받았던 믿음의 왕 히스기야 때에는 백성들이 앗수르 왕의 위협과 회유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했었다. 그러나 히스기야의 뒤를 이은 므낫세 왕 때에는 백성들이 각종 우상 숭배에 빠져들고 말았다. 같은 나라, 같은 백성인데도 지도자에 따라 백성은 이렇게 달라졌다. 하나님은 지도자의 중요함을 알기에 모세를 80년 동안이나 연단하고 훈련한 후에 지도자로 세우셨다. 여호수아는 40년을 모세 아래서 배우고 훈련받은 다음에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움 받았다.

예수님도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하셨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다. 목사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가 맺힐 것이다. 바울 사도도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라고 고백하며,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하였다.

이제 한국 교회는 갈 데까지 갔다. 하나님께서 칼을 갈고 계시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회개하며 돌이키지 않으면, 사회나 국가가 법적으로 교회와 목사들을 괴롭게 할 것이다. 아니면 하나님께서 천재지변을 통해서라도 목사들과 한국 교회를 징치하실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사와 성도들이 스스로 회개하고 주께로 돌이키는 것이다. 살려고 하기보다, 날마다 자기를 죽여야 한다. 날마다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

목사들은 물욕, 성욕, 명예욕, 권력욕 등 세상 욕심을 못 박고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야 마땅하다. 아니,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을지라도 인간은 연약하여 변질되기 쉽다. 그러므로 날마다 자기를 살피며, 자기를 부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날마다 자기 자신과 싸우며 자기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는 연습을 해야 한다.

교단과 신학교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과거의 이력에 문제가 있거나 자질이 안 된 신학생들을 쉽게 받아서는 안 된다. 3년의 신학 수업만으로 쉽게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 대학부와 신학부 등 7년 이상의 신학과정을 거쳤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일반대학 출신을 선호하며 신학대학원 3년 과정을 마치고 목회자가 되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인터넷이나 통신과정을 걸쳐 목사를 세우는 신학교들도 많이 생겼다. 목회자가 되는 길은 신학 지식만 쌓아서 되는 것이 아니다. 연단과 훈련이 필요하다. 인격과 성품도 성숙해져야하고 좀 더 긴 시간의 훈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소명과 사명에 대한 더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대학을 못 가서 신학교에 오고, 세상일을 하다가 안 되니까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는 그런 일은 없어져야 한다. 소명 받은 사람, 사람 중의 사람, 성도 중에 빼어난 성도가 목회자의 길로 가는 것이 합당하다.

또한 목회자들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단이나 연합회 차원의 목회자 재교육 등도 필요하다. 교단 정치에 정치 지향적인 목사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시급하다. 대부분 신실하고 겸손한 목회자는 교단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니 그런 일을 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교단 행정과 정치를 맡아 교단과 교회를 시끄럽게 한다. 그런 사람들이 교권을 장악하게 되면 이번 사건과 같은 이런 불상사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오늘 한국 교회 목사들이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은 자기 자신을 살피고,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다. 날마다 세상 욕심을 내려놓고 또 내려놓는 일이다. 날마다 죽고 또 죽는 일이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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