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하루에 다른 곳에서 같은 말을 두 번 들었다. 새 출발. 참 기분 좋은 말이다. 그토록 꽁꽁 얽혀있던 문제들이 이렇게 쉽게 풀리는 건가 싶었다.

한 곳은 10년 가까이 지루하게 이어졌던 찬송가 문제가 타결된 현장에서였다. 문제는 21세기찬송가가 발간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었다. 누구에게 출판권을 줄 것인가를 놓고 옥신각신 법정 소송이 오가더니 교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찬송가공회를 법인화 한 이들이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됐었다.

소송이 줄을 잇고, 찬송가 출판이 중단되고…. 이 싸움에서 과연 승자는 누구이고 패자는 누구인지. 무엇을 위한 싸움인지조차 모호해질 무렵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합의를 통해 찬송가의 저작권리가 교단들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법인 공회 이사의 임면권한을 실제적으로 교단에 있음을 정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또 한 곳은 예장통합 연금재단 이사회에서의 이야기다. 교단 목회자들의 연급 3,500억 원을 운용하는 연금재단이 마치 교단과 상관없는 조직인 양 총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총회와 연금재단 이사회 간에 법정 공방이 벌어졌고 법원의 결정으로 이날 이사회가 열려 이사장을 교체하고 이사들도 새로운 인물들로 구성, ‘새 출발’을 선언했다.

시원한 소식을 접하면서 아쉬움도 적지 않다. 어느 기관의 누가 되었건 간에 교회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이라면 하나님의 법이 통용되어야 할 터인데 세상의 법을 의지하지 않고는 해결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문제가 해결되면 그만이라는 분위기다. 책임소지를 분명히 해야 앞으로 교훈이요 문제 해결의 기준이 될 터, 그래야 진정한 새 출발이 아닐까. 눈 먼 자리, 눈 먼 돈은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더는 교회 안에 통용될 수 없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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