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직분일 뿐 직업이 아니다. 목사도 장로도 교회에선 직분자로서 봉사하고 세상에서 직업인으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 그러므로 목사에게 이중직이란 말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

주일엔 목사로서 설교하고 주중엔 오토바이 퀵 서비스 기사로 살아가는 박성진 목사의 이야기를 소개한 후 한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한마디로 속이 시원하다는 것이다. 65세의 장로인 아버지는 아들이 신학대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다는 것이 한없이 자랑스러윘다. 그런데 그 아들이 막노동으로 먹고 살고 있다고 했다. 며느리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돕고 있다.

부목사로 사역하던 교회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하루아침에 쫓겨난 아들은 목사 체면을 벗어버리고 막노동에 나선 것이다.

아들에게 세습한 교회, 교인의 다수가 반대하며 나갔지만 아들을 세워놓고 일흔을 넘긴 아버지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했다. 갑자기 담임이 된 친구의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부목사로 갔던 터라 갑작스러운 해직 통보는 더욱 어이없었다.

장로 아버지는 피를 토했다. 한국교회의 구조적인 문제 속에 아파하는 목사들의 현실을 알려달라고. 대책 없이 목사를 양산하는 교단과 신학교의 실체를 고발해 달라고, 대형교회와 생존에 허덕이는 교회의 양극화를 지탄해 달라고. 그리고 그는 “나 역시 정치꾼 장로가 아니었는지 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세간을 경악케 한 부천 여중생 사체 유기 사건. 박성진 목사는 “현상은 구조에서 나온다”며 근본부터 되돌아볼 것을 제시했다. 세상은 아직도 사건의 결과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당사자인 교회는 이 사건 앞에 어떤 대답을 내놓았는가. 또 어떤 몸짓을 보였는가. 마치 지나간 일인 양 조용하다.

사순절 기간, 재를 뒤집어쓰고 울고 또 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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