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광섭 목사창현교회 담임

안식일은 구약에 나타나는 표현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으로 설명한다면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를 나타내는 날로서 성전을 찾아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날이다. 구약전통의 안식일에서 주일로 바뀐 것이다. 기독교는 예수님이 죽으시고 3일 후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부활을 받아들이면서 주님의 부활하신 날로 모이고 예배하며 신앙의 중심교리로 강조하게 된 것이 주일날이다.

초대교인들은 안식일에 성전을 찾아가 예배 드리고 동시에 안식 후 첫 날도 모여 예배 드리며 친교를 나누었다. 교회사적으로는 정확하지 않지만 주후 300년 어느 날 지금의 터키에 있는 니케야 회의에서 모든 기독교인은 성전과 도처에 있는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오거나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고 모든 유대교 종교적 집회장소로부터 거부당하면서 따로 모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어서인지 기독교에서도 주일과 안식일이라는 단어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일요일과 주일이 같은 것은 일, 즉 노동으로부터 쉰다는 의미에서는 같다. 여기서 쉼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일요일과 주일의 쉼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먼저 쉼은 일하지 않음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일=노동’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할 뿐이다.

창조이야기로 알려진 구약 창세기 2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세상 모든 것을 만드신 후에 7일에는 쉬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창조는 마쳤다. 그러나 완성은 아니다. 7일 날 비로소 완성이 된 것이다. 마치 화가가 얼굴을 다 그려 놓고 눈에 점을 찍음으로 생명력을 넣어 그림이 완성된 것처럼 하나님께서 만드신 모든 것의 완성을 이룬 것은 복이 되게 하셨다는 것과 거룩함이 되게 하셨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창조의 완성이다.

그럼으로 쉼은 노는 것이 아니라 완성을 향한 노동이요 노동의 결과로 복을 누리게 되고 그런 노동과 삶이 세상 안에서 하늘이 인간에게 주신 거룩함이 되는 의미의 일거리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창조하신 모든 것을 복으로 주신 것이기에 생존을 위한 인간의 노동과 쉼마저도 복을 누려야 하는 것이다. 동시에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된 세상살이로 하나님이 완성하신 거룩하게 함을 일구어 하나님에게 돌려 드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주일을 일하지 않음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한 주간의 모든 생활과 삶을 통하여 거룩함을 이루어 하나님께서 만물과 사람(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살게 하신 본래의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에게 하늘이 주신 축복이며 하늘이 주신 복을 누리는 삶으로 하늘에게 감사제를 드리며 사는 인간의 삶 모두가 안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룩함을 다르게 표현하면 자연스러움이라고 하고 싶다. 좋은 환경만이 아니라 나쁘고 불편한 환경에서도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은 채 모든 것을 안고 사는 것이 거룩함이다. 그 거룩함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비싼가? 얼마나 귀한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늘이 준 내 모습 그대로 내 형편에서 하늘의 뜻에서 어긋나지 않게 사는, 더 이상 꾸미지 않은 삶 그것이 복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쉼은 나 하고 싶은 대로, 나 좋고 내가 편한 대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쉼을 통해 생산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크게 반대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안식이라는 쉼은 다르다. 생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하느라 기계로 변한 나를 그 짐에서 벗어나서 나를 보는 시간과 공간적 거리를 두는 쉼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동시에 하늘이 나를 세상을 살게 하시며 바라신 나를 향한 하늘의 믿음 앞에서 나의 나 된 모습을 찾는 것이 쉼이다.

쉼은 일하지 않은 자에게는 없다. 일하지 않은 자의 쉼은 계속해 노는 것이다. 일하는 자의 쉼은 계속 일하는 것이다. 신앙인의 7일간의 모든 세상살이는 거룩한 것이며 하늘을 향한 예배드림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하늘을 영화롭게 거룩함을 돌려 드리는 내가 제물이 되는 것이다. 값이 얼마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진실하고 참되냐가 중요하다. 가진 자가 되기보다 하늘사람이 되기 위해 가질 것을 버리면서 사는 것이 신앙인의 신앙생활인 것이다. 그래서 제 십자가를 진다는 고백을 하는 것이다. 안식의 쉼은 하늘이 일하시니 나도 그 일을 한다고 하신 예수님이 그 시대에 사셨듯이 지금 여기 자기자리와 자기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