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우,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 때 일부러 일을 만든다. 그 일을 통해 고독할 틈을 만들지 않도록 일속에 나를 집어넣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고독하다고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고독할 때 실은 내가 더 성장하기 때문이다.”

 

   
▲ 평화교회 담임

성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목사들은 고독하다.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도 실제로 주변을 보면 많은 목회자들이 고독하다고 말한다. 형편없는 설교를 했다 싶으면 고독해진다. “내 능력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한 주간을 기다렸다가 말씀 들으러 찾아온 성도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고독하게 만든다. 가정에서도 고독할 때가 있다. 남편 역할을 잘 못했다고 생각할 때 고독하다. 밖에서는 건강한 가정을 설교하고,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는 상담자이며, 훌륭하다는 말을 듣고 꽤 유명해진 듯하나, 하찮은 일 때문에 아내와 말다툼을 하고, 모진 말로 식구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때 고독하다. 교인들 때문에 고독하다. 기대했던 교인이 크게 실망감을 주며 떠날 때 마음이 아프다.

때로는 성공했다고 생각할 때도 고독하다. 괜찮은 설교를 했다고 자부하는 날에도 역시 고독할 때가 많다. 나는 예배가 없는 날이면 거의 저녁마다, 예배 후에도 가끔, 급한 용무가 없다면 곧장 거리로 나선다. 아내와 산책길을 나서는 것이다. 한참을 걷고 때로는 길거리 음식을 사 먹고, 아내와 웃으면서 대화하다 보면 쓸쓸함을 곧 잊어버리고 평안한 마음으로 들어오게 된다. 고독을 이기려면 산책, 먹기, 웃음, 대화가 명약인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사역자들을 위해 친구들을 만들어 주셨다. 아내가 친구이기도 하고, 교우들이 친구이기도 하다. 동창이나 이웃도 좋은 친구일 수 있다. 나를 사랑하고,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면 고독을 이길 수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

고독과 한판 붙을 때 가족들이 큰 역할을 한다. 혼자 있지 말고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 만약 가족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전화를 시도하거나 문자를 해도 좋다. 말하지 않아도, 평상시 대화 가운데서도 고독은 멀리 떠나고 평안이 찾아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고독은 목회자에게 일상의 한 부분이다. 만약 목사가 아니라면 때로 느끼지 않는 고독을 목사이기에 느끼는 것이 많다. 고독을 목사의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그냥 지나쳐야 한다. 고독할 때는 가급적 혼자 있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 아직도 주변을 돌아보면 나를 신뢰하고, 나의 못난 부분까지 수용하는 친절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 때문에 나는 황폐해지지 않고 감정이 풍요롭다.

어쩌면 고독은 내가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지위가 높거나 권력자일수록 고독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대중과 어울리는 것이 신분에 맞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리를 놓기 보다는 벽을 쌓는 일을 좋아한다. 그러기에 고독한 것이다. 벽을 허물고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벽속에 갇혀서 고독하다는 사람은 어리석다.

때로 고독은 하나님의 훈련과정이기도 하다. 고독을 통해 하나님과 만나도록 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 때 일부러 일을 만든다. 그 일을 통해 고독할 틈을 만들지 않도록 일속에 나를 집어넣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고독하다고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고독할 때 실은 내가 더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들도 고독하지만, 목사의 아내도 고독하다. 말없이 뒷전에 서있고, 예배 후에 미소와 함께 인사는 하지만, 여전히 어중간한 위치 때문에 고독하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사모에게 손을 내밀고, 말을 걸어주며, 사모의 역할이 쉽지 않음을 인정해 준다. 모두가 외롭고 고독한 시기이다. 주의 위로가 넘치길….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