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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기독교(景敎)_ 下 44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천년여행 <180>
조효근 작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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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호] 승인 2016.06.01  14: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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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로펜 사진-2년 전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필자가 지도를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상황을 보며 이 지역의 평화를 더 갈구하게 됐다.

“좋습니다. 야곱 님이 지적한 대로 당나라 왕실 의존도가 너무 높다, 성경 번역이 소홀하다, 우리 네스토리우스파가 로마제국 교회를 짝사랑한다는 이 지적에 나는 무조건 공감합니다. 내가 먼저 이 말을 꺼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서로 의기가 상통하는군요.”

“그게 아니라 제가 다위드 사제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생각을 가다듬었을 뿐입니다. 저는 결코 사제님과 비교될 수 없는 서투른 아이입니다. 꼭 헤아려 주십시오.”

“그거 말씀도 예쁘게 하시네요.”

다위드는 야곱과 스데반을 좌우로 세우고 셋이서 함께 이식쿨 호수 북단 산세가 있어 보이는 길을 열었다. 그들 셋은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스데반이 입을 열었다.

“야곱 수사님, 이 바다 같은 호수의 수량은 얼마나 될까요?”

“글쎄, 호수 중심부의 깊이는 2백여 미터 정도라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아마 우리의 계산으로는 헤아리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럴까요. 겨우 이 산 속의 호수인데 이것의 속 깊은 곳을 다 헤아리지 못한 인간이니 겸손해야 하겠네요.”

“듣고 있으니 조금 느낌이 이상하군.”

다위드가 웃으면서 스데반의 어깨를 한 번 껴안아 주었다. 그때 스데반은 어깻죽지를 흔들면서 가볍게 흐느끼고 있었다. 다위드의 느낌이었다.

“스데반, 아직도 마음이 시원치 않는가보네. 생각이 정리된다고 하더니. 그런가?”

“네, 그러나 차츰 좋아질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이슬람이 좌파 이스라엘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시고 더구나 성전 무용론까지 이 두 과제가 제게는 무서운 짐이었는데 그 위에 오늘은 당나라에서 우리 기독교의 앞날에 대해 말씀하시니 저의 심장이 터질 듯합니다. 뭔가 알 듯 하면서도 가닥이 잡히지 않아요. 저는 선택받지 못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하게도 되거든요.”

“자자, 여기들 잠시 앉아 봅시다. 달빛이 아름답구먼. 호수면에 달이 몇 갠가를 헤아려 봅시다.”
다위드가 두 사람을 이끌어 널찍한 바위 위에 앉으며 그들도 앉도록 권했다.

“자, 주변을 한 번 살펴보시오. 이만큼 깊은 산이면 큰 짐승들도 많이 살고 작은 것들도 그들 주변에서 살아가겠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서 산속으로 계속 들어가면 산에 갇히고 말거야. 호랑이나 표범 등 맹수들이 언제 달려들어 우리의 심장을 할퀼지도 몰라요. 무섭죠. 그러나 우리 셋이 함께 있으니 견딜만할 거야.”

“….”

야곱은 빙긋이 웃었지만 스데반은 얼굴을 펴지 않는다. 다위드 말이 끝나고 한동안 그들은 말이 없었다. 다위드 말마따나 산 속 깊은 곳에서 제법 큰 짐승일 듯 한 맹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다위드가 먼저 일어섰다.

“우리 이만 숙소로 갑시다. 스데반 자네가 내 나이 되려면 이십 년쯤 더 지나야 될 거야. 내 말들이 얼마만큼 신뢰가 가거든 주님이 당신을 가르치실 시간을 드리는 것도 지혤세.”

“그렇습니다. 다위드 사제님. 저 야곱은 예수님이 오셔서 십자가 제단을 이루시는 것을 보고는, 그 순간 저것이 종교요 저렇게 드리는 것이 예배임을 알았습니다.”

“그렇죠. 그런 영적 감각을 받았다는 것은 그동안 준비가 있었다는 겁니다.”

“아이고, 나 죽네! 스데반 죽네!”

“이 사람 스데반, 왜 그래?”

야곱이 소리치면서 스데반 팔뚝을 낚아챈다. 그 기세에 스데반이 다위드 쪽으로 넘어지려 하자 다위드가 스데반을 붙들고 같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마터면 내 제자 스데반이 저 깊은 물 속에 빠질뻔했네 그려.”

다위드가 스데반의 등을 토닥이며 웃는다.

“사제님. 스데반의 탐욕을 제가 고쳐 놓겠습니다. 이 사람 이제 보니까 욕심이 너무 많아요. 시냇물 가에서 숭늉 찾는다더니….”

“그래, 그 말이 맞아요. 더구나 이 사람이 내게 응석을 부린다는 느낌도 드는구려.”

다위드는 스데반의 팔을 부축하면서 농담을 하고 있었다.

“스데반. 나 야곱은 말이죠. 성경을 제법 많이 읽었소. 대충 신·구약을 3백 번 정도 읽었어요. 정독을 했는데 내가 정한 정독의 기준은 정확한 자세를 하고 앉아서 읽는 겁니다. 읽다가 중요하다싶은 대목이 나오면 먹물로 밑줄을 긋고 각 책이 끝날 때마다 읽은 내용의 소감을 썼어요. 하루에 10시간씩은 집중해서 읽었죠. 30독 정도 하니까 성경의 내용이 각각 그 윤곽이 드러나더군요. 40독 단계에 들어가니까 성경을 읽으면 글씨 사이사이에 주인공들의 그림자가 보이고, 70독 단계가 되니까 주인공들이 각기 하는 말의 내용이 내 귀에도 들리고, 100독을 하니까 성경의 주인공들 속으로 내가 뛰어 들어가서 궁금한 것을 물으면 성경의 주인공들이 내게 답변을 해 주더라고, 100독을 넘기면서부터는 성경 내용에 대해서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성경내용들이 서로 나서서 내게 더 정확한 뜻을 밝혀 준다는 확신을 가졌어요. 스데반! 그대는 아직 젊어요. 그것은 시간이 넉넉하다는 겁니다. 한 술에 배부르지 않아요. 나는 다위드 사제가 이슬람이 이스라엘 좌파의 역할을 한다고 하신 말씀을 듣고 무릎을 쳤어요. 구약 성경을 읽어 보세요. 이삭이나 이스마엘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서로 등을 보이고 살지 않았어요. 에서와 야곱 형제도 마찬가지이고 또 그들의 가까운 후손들도 인간관계는 크게 나쁘지 않았어요. 다만 신을 숭배하는 일, 우상숭배에 대한 견해가 달라지면서, 차츰 그들이 부족사회 단계를 벗어나면서, 사마리아 성전파와 예루살렘 성전파의 대결이 왕국 분열과 상호배반의 길을 가면서 경쟁관계가 되었지. 그러니 예루살렘의 유대 파에게 떠밀려 저주 받은 종족이 된 사마리아는 그들보다 먼저 버림받은 이스마엘과 에서의 후손들과 동병상련에 빠지게 되어 하나의 세력이 된 거야. 바로 그들 사마리아 이스라엘과 아라비아 자식들의 연합이 이슬람이죠. 그들이 하는 말 아브라함의 친 자식이요, 장자의 후손이 바로 자기들이라고 하잖아요.”

“야곱 수사님. 명심하겠습니다. 내가 더 이상 스데반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나를 꾸짖어 주세요.”

“스데반, 이제는 좀 알겠어?”

다위드가 말했다.

“아닙니다. 내가 지금 안다고 하니 또 모르는 겁니다. 당나라 사람들이 하는 말, 모르는 것이 아는 것이라면서요. 그 사람들 선(禪)문답을 하는 건지 말장난 하는 건지, 당나라 식으로는 나는 아직 다 모르는 놈입니다.”

“허어, 드디어 스데반이 생각이 바르게 섰구먼. 그래, 그래야지.”

다위드가 흐뭇해하고 야곱 또한 스데반의 등을 토닥여 준다.

“달밤, 참 좋으네요. 저 하늘의 별들 좀 보세요.”

스데반은 달밤의 맑은 하늘을 우러르며 두 팔을 휘젓는다.

다음날 아침, 스데반이 다위드 사제를 찾아왔다.

“스승님, 저 오늘부터 저에게 마련해 주신 기도 굴에 들어가서 1년 정도 성경읽기에 몰두하겠습니다. 최소한 30독 정도는 마친 후에 선교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어린아이입니다. 간밤에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리하게. 잘 생각했어요. 성경을 읽을 때 잘 모르겠다 싶은 대목이 있거든 그 부분은 다음번 읽을 때도 넘기고 계속 읽어가는 것이 좋아요. 약 10독 정도를 정성스럽게 읽으면 내용이 저절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요. 단, 자기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성경으로 해석하는 거야. 예를 들면 4복음서를 읽다가 궁금증이 있을 때 바울 선생의 편지들을 읽으면 서로 해석에 도움이 되고, 신약성경 내용에서 궁금증이 있을 때 구약성경이 해석에 도움을 주는 등, 겸허함과 인내심으로 마음을 다스리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네, 잘 알겠습니다. 일단 먹고 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성경 읽기를 하겠습니다.”

“그래요. 그러나 가끔씩 어제 밤처럼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또 석양의 구름들 노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런 여유로움을 지켜 가면 성공할 걸세.”

다위드는 스데반을 뒤에 남겨두고 카라반 숙소를 찾았다. 장안에서 사마르칸트를 왕래하는 대상들이 쉬는 휴게소이다. 이식쿨에는 대상들의 휴게소가 다섯 군데 있다. 그들의 숙소는 큰 마을을 이룬다. 낙타가 보통 300마리 이상이고 동행하는 상인들이 300여 명 가까이 된다. 물론 적을 때는 그 절반 정도 규모의 대상들이 움직이기도 한다.

“사제님, 오셨습니까?”

야곱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가까이 오고 있는 다위드에게 인사를 했다.

“그래, 돌궐상인들도 있습니까?”

“네, 여기 이 어른이 서돌궐 추장 출신 술라귀라 합니다.”

다위드는 술라귀에게 목례를 하고 그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그는 광대뼈가 툭 튀어 나왔고 힘이 넘치는 용모였다.

“두 어른을 제가 모시겠습니다.”

야곱이 술라귀와 다위드를 찻집으로 안내했다. 찻집은 사람들이 없었다.

다위드는 술라귀 추장이 카라반에서 일 한 지가 오래 된 것인가를 물었다.

“아닙니다. 3년째 되었습니다. 우리는 무슬림을 따라서 로마로 갈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로마라니요? 로마이면…?”

다위드는 술라귀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네, 사마르칸트에 집결해 있는 우리 서돌궐 사람들이 그 훈련을 합니다. 이슬람은 기독교 제국인 로마가 머지않아서 이슬람 제국으로 바뀌게 되어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북방족의 떠돌이를 그만두고 로마의 영웅이 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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