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한호 목사(돈암그리스도의교회 담임)

   
▲ 황한호 목사

한국사회에서 대형 이슈들이 터질 때마다 안티기독교인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년층에서의 반기독교 정서는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 기독교 정당을 창당하고 표를 호소했으니 기독교인들조차도 외면하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 그야말로 구제불능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각각의 연합기관들은 기독교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自任)하면서 한국의 모든 기독교인들을 볼모로 대사회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기독교적인 내용이 TV에 방영될 때마다 항의하고 시청거부 운동을 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자기들의 부패를 가리고 집단적 이익에 목말라서 떼쓰는 자들의 볼멘소리로 치부되고 있는 것을 보면 능히 그 효력은 심히 의심스럽다. 또한 그들의 주장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조차도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사회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기독교는 이제 더 이상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보편적 일원이 되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에 으뜸은 기독교의 대처방식들이 사회에서 통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입으로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행동은 상반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대형 이슈들이 나타날 때마다 한국 기독교는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공익(公益)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부연하면, 성서나 창조질서 혹은 기독교 교리를 내세워서 이슈들을 평가하고 반대 입장을 개진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이러한 것들은 기독교 내부에서 논쟁하고 검증할 일이지 사회적 메시지로는 합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행태는 성서적이지도 않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대사회적 메시지는 철저하게 공익을 추구하고 공익을 대변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의 기독교인들은 독립이라는 공익을 담아냈고 그 결과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함께 선교적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귀감이 될 듯싶다. 이것은 스택하우스(M. L. Stackhouse)의 공공신학(Public Theology)과 맥을 같이한다. 신학은 공공성을 띠어야 한다. 더불어서 기독교의 대사회적 메시지 역시 공공성이 결여되면 그 자체로서 사문화(死文化)된 메시지에 불과하게 된다.

최근에 논쟁이 되고 있는 동성애나 할랄 푸드(Halal Food) 그리고 소위 “스쿠크(Sukuk) 법”이라고 알려진 이슬람 자본에 대한 태도 역시 공익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하여 교리적 기준을 앞세운 반대는 기독교인들의 독선과 아집으로 투영될 것이다. 그러므로 공익적 가치를 담아내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선교적 전략에 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선교적 역량에 일시적인 불이익을 가져오고 심대한 타격을 준다고 해도 현재의 대응방식보다는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초대교회는 그것보다 더 큰 고난을 이겨내지 않았던가? 사도 요한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

간혹, 노방전도나 관계 전도를 위해 비 그리스도인(non-Christian)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뉴스들과 교회들의 스캔들(scandal)이 전도의 막대한 걸림돌이 됨을 알 수 있다.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말씀이 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 이 탄식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길 소망하며 이슈에 공익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