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 샘물교회 담임

여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가나안의 집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시설의 장애인들이 부산 나들이를 가야 하는데 봉사자가 없다며 봉사를 부탁하는 전화였습니다. 망설임 없이 그러겠다고 말하고 부산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타이어 나눔 재단에서 대형버스를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시설의 장애인들이 신나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제 마음도 벌써 부산에 가 있는 듯했습니다.

6월 2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향해 출발하는 날 아침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익산 가나안의 집까지 40분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시설 마당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좋아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일찍 출발하는 관계로 힘이 들만 했지만 모두들 신이 난 표정입니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은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야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섬겨 주지 않으면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는 이들입니다. 부모 형제조차 포기하거나 돌보기 어려워 시설에 맡겨진 이들입니다.

주님의 사랑이 녹아져 내리는 시설에서 원장님과 직원들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것을 이동하는 동안에 그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 몇 분은 업고 또 안아야 차에 오를 수 있어서 열심히 그들을 안고 업고 하며 차에 태웠습니다.

버스는 여행지를 향해 우리의 기쁨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복지사 선생님께서 진행하는 즉석 노래자랑에서 주저 없이 노래를 부르며 멘트하는 모습에서 하나 같이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니지만 마음으로 부르는 그 노래들은 찡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발음이 잘 되지 않는 장애인 한 분이 몸짓 손짓 하며 전심으로 부르는 찬송가의 한 구절은 듣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휴게소에서 업고 내려 용무를 마치고 다시 그들을 태우고 떠나는 희망 버스 안에는 여행의 설렘이 가득 느껴졌습니다.

첫 목적지 해운대에 도착해 복어를 맛있게 먹고 우리는 해변가를 산책했습니다. 건강했다면 누구의 도움 없이 해운대에 와서 여름의 낭만을 느꼈을 테지만 장애의 몸으로 바다와 마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 곳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올 수 있는 그들의 현실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해변가를 산책하며 즐거워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이 땅에 몸의 장애로 인해 이렇게 여행이 힘든 이들을 위해 지방에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가 장착된 중대형 버스가 있어서 장애인 단체들이 자유롭게 여행하거나 이동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그동안 서울에서 활동할 때는 잘 몰랐습니다. 지방에 오니 장애인들의 이동 문제가 심각한 것을 보았습니다. 장애인들은 누군가가 희생하고 섬겨 주어야 여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안고 업고 올라가고 내려와야 하는 버스 여행은 봉사자도 구하기 힘든 현실에서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해변을 산책한 후 오륙도 유람선을 탔습니다. 그들을 업고 배 안으로 움직이는 것이 조심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땀 흘린 것만큼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식사는 그 지역에서 장애인 사역하는 목사님께서 맛있는 횟집에서 대접해 주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모두들 표정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씻자마자 곤한 잠에 빠져 다음날 아침까지 단잠을 자고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태종대에 가서 순환 열차를 탔습니다. 태종대 여행 후에는 벡스코 에서 맛있는 뷔페로 점심을 먹고 익산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모두들 여행으로 몸은 지쳐 있었지만 표정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도착해 짐을 풀어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참으로 수고하고 땀 흘린 것보다 몇 배 더 보람과 행복을 가져다준 여행이었던 것을 돌아보며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건강을 주신 주님께 한없는 감사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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