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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기독교(景敎)_ 下 48
조효근 작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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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호] 승인 2016.07.14  16: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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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우루무치 지역에서 수공업을 하는 주민들.

다위드는 당나라 시대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예감을 하고 있었다. 그가 예언의 은사가 있다거나 당나라의 점성술에 익숙한 터는 아니지만 당나라가 사실상 자신의 활동기에 끝나지 않겠느냐는 느낌이 있었다.

“다위드 주교님, 그럼 혹시 당나라 선교는 중도에 포기할 생각도 하시는지요?”

아울 타루자 박사의 싱거운 말에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낸 다위드는 빙긋이 웃으며 타루자의 무릎을 잡아당겼다. 좀 더 진지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타루자 박사님, 선교 중단이 어디 있나요? 선교는 영원합니다. 우리 기독교는 당나라 민족 대대로 만세에 이르도록 함께해야 합니다. 선교란 저 옛날 민족 이동의 역사나 다름이 없어요. 영원히 당나라에 온 예수는 이 땅에서 살아갑니다. 예수의 선교는 사업이 아닙니다. 이윤 따라 오고 가는 일이 없습니다. 당나라 이후까지 생각하고, 또 당나라의 앞날이야 나라 경영자들이 책임질 일이고, 저는 당나라에서 영원한 기독교 제국을 꿈꿉니다.”

“아, 그런가요.”

타루자 박사는 다위드의 말을 듣고는 어리둥절했다. 그의 앞뒤 말을 가지런히 해석할 길이 없었다. 당나라가 곧 끝장 날 터이니 피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들었던 앞부분의 말과 지금 듣고 있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는 허공을 바라보며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다.

“아니, 갑자기 왜 그러세요. 내가 혹시 말실수를 했나요?”

“아, 아닙니다. 주교님의 말씀이 너무 어려워서 제가 가닥을 잡지 못했습니다.”

“아, 그럼 야곱 수사의 통역이 문제가 있는가요?”

다위드 주교는 야곱 수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야곱이 당황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니요. 아닙니다. 통역에 문제없어요. 제가 주교님의 큰 마음을 미처 못 따랐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압니다. 제가 말해볼까요?”

“그럼 말씀해 보세요.”

“선교지 현상에 따라서 울고 웃지 않아야 하며, 이곳이 어려우면 저곳으로 보충하되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주사위가 던져졌다. 이 세상이 모두 하나님의 나라가 될 때까지 성공이나 실패가 없으니 가라, 가서 전도자가 머무는 그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지켜야 하느니라.”

타루자 박사는 다위드의 포부나 원대한 뜻을 다 읽어낸 것이다.

다위드는 두 손을 번쩍 들어 타루자의 상체를 힘껏 껴안았다.

“고맙소. 타루자 박사님. 우리는 함께 이 꿈을 현실로 바꾸어 가야 합니다. 저는 주교 관구를 이곳 선교본부인 장안과 낙양(뤼양) 외에 탁군(북경)과 개봉(카이펑) 지부를 관구로 승격시키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주교님의 지도력을 믿고 저도 다메섹에 연락해 선교사들과 가르치는 신학자들을 많이 모셔왔으면 합니다만….”

“오, 그거 제가 부탁드릴 참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하나 다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다메섹 인사들 중에 정통신학에 기초하지 않은 소위 단성론학파 출신들도 선교에 대한 포부와 열망이 분명한 인물들이면 됩니다.”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계셨잖습니까? 또 다메섹이나 시리아 전체 분위기를 봐도 정통파와 단성론 학파들은 조심하고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교님?”

“중요하긴 합니다만, 단성론 신학파들이 자기들도 신인양성론 신학이 기독교의 정통신학임을 알고 있으니, 자기들도 정통신학을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하면 됩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예수를 하나님으로 믿지 못하는 유대교가 단성론자들이고, 예수께서 대속죄의 주인이심을 믿지 못하여 아라비아에서는 기독교를 버리고 이슬람 종파가 생겨났으니 그들 또한 기독교 식 표현으로는 단성론 신학에 기초한 종교입니다. 우리 기독교는 이미 유대교나 이슬람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성론 기독교 사람들과 등을 돌려야 한다면 너무 비참합니다. 제가 책임자로 있는 당나라 선교지에서는 과감하게 신이 사람 되어 오신 임마누엘 기독교와 이 믿음 앞에서 망설이는 나머지 기독교와의 대화와 만남을 시도하렵니다.”

“대단한 모험입니다. 저도 다위드 대주교님의 뜻을 따라서 당나라 땅에 뼈를 묻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대주교라니요?”

“당연히 그래야죠. 조금 전에 말씀하셨잖아요. 탁군과 개봉에 독립교구를 세우신다고요. 그럼 장안과 낙양을 합해서 대교구가 네 지역으로 확대되는데 주교좌는 대주교좌가 됩니다. 더군다나 당나라 최고 책임자이시니까 대주교가 아니라 총대주교가 되셔야 합니다. 직제는 정확해야 질서가 서는 법입니다.”

“나아 참….”

다위드는 갑자기 할 말을 잇지 못했다.

다위드는 예고 없이 아버지 집으로 향했다. 아버지 집에는 아버지 요수아와 모친 실비아와 아들 요한도 거기 있었다.

“주교님이 어쩐 일인가요?”

어머니 실비아가 다위드의 손을 잡으며 반가워하면서 말했다.

“가족회의를 잠시 했으면 합니다만….”

다위드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갑자기 무슨 가족회의를 하세요?”


요한이 할아버지 요수아의 손을 잡고 거실로 나오면서 걱정하는 눈치다. 요한은 부친 다위드의 급한 성격을 생각하면서 묻는다.

“주교님, 무슨 급한 일이 생겼습니까?”

요한은 다위드에게 아버지라 하지 않고 당나라 교회 수장에 대한 호칭을 사용하면서 다위드의 눈치를 살폈다. 주교님, 호칭에 별도의 반응이 없는 다위드는 분명히 심각한 일 때문에 집에 찾아온 것이라고 요한은 판단했다. 요수아도 긴장한 모습으로 다위드 앞에 조심스럽게 자리 잡는다.
 

 

“아버지, 전에 잠깐 상의 드린 대로 금번에 개봉과 탁군(유주·북경)을 주교청으로 승격시키도록 하려고요.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탁군으로 가시고 시몬 사제님을 개봉으로 파송할 생각입니다만….”

“….”

요수아는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실비아가 입을 연다.

“우리는 늙었어요. 더 젊은 일꾼들을 찾으시는 게 좋지 않을까?”

“아닙니다. 하늘나라 세우는 일입니다. 경륜이 더 큰 자산입니다. 아직 건강하시고 총명도 좋으신데. 사양하지 마시고 준비해 주세요. 시몬 사제에게는 내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금번에 온 다메섹 출신 사제들을 두 사람씩 탁군과 개봉에 배치할 것입니다.”

요한에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시몬 사제님께 시리아어를 가르쳐 드리도록 별도로 부탁했다.

“제가 하는 수준으로는 안 될 걸요.”

“물론 안 되지. 그러나 최소한도의 기초언어는 되지 않겠어. 사실 언어는 좀 못해도 선교사들에게는 크게 불편하지 않을 거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요한은 아버지 다위드가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했다.

“손주야. 아버지가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된다 하시는 뜻이 무슨 말씀인지 너는 아직 모른다.”

“네? 할머니! 할머니까지 나를 놀리세요.”

요한은 화가 났다. 할머니 실비아가 자기를 얕보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할아버지가 요한이를 좀 달래주세요.”

“그래, 요한아! 아버지가 선교사는 언어가 부족해도 좋다고 한 말씀의 뜻은 깊이가 다른 말씀이야. 선교사는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하니까 말 잘하는 것보다 더 행동이 앞서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알아들었느냐?”

“아이쿠!”

요한은 갑자기 두 손을 마주치더니 벌떡 일어선다. 그의 얼굴이 빨개졌다.

“응, 내 손주가 몹시 민망한 모양일세.”

실비아가 일어서서 요한을 감싸듯이 안고 함께 자리에 앉는다. 요수아와 다위드가 요한을 보고 빙긋이 웃는다.

“아버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았어요. 제가 많이 둔합니다.”

요한은 다위드 앞에 겸허하게 머리를 숙였다. 두 번째 머리를 숙일 때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아이고 내 손자, 내 귀여운 새끼. 한 번 머리 숙이는 것은 아들의 자격이고 두 번째는 제자의 자격으로 예를 표하는 거지?”

“아이참, 할머니는 못 말린다니까. 그런데 아, 아니 주교님! 너무 급하게 밀어붙이는 것 아니세요?”

“응, 그런 점도 있지. 너도 다 컸으니까 앞으로는 교구 하나 맡아야 한다. 난 말이다 다메섹 선교팀을 추가로 대거 초청하려고 한다.”

“네! 아버지.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다위드, 내 생각도 조금 조심스러운데 기도하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교구 확대는 나도 동의하고 내가 파송되는 것도 좋지만 말이야.”

요수아는 걱정스러워한다.

“주교님, 인물 선정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단성론자들이 끼어들어서 이 나라에 와서 우리의 풍토를 흐려놓으면 어찌하시려고 그러세요.”

“요한! 젊은이가 겨우 그 정도냐? 단성론과 양성론 타령 그만 해라. 승부는 끝났다. 정통파랍시고 우쭐대고, 또 위선을 떨다가 페르시아, 이집트, 아라비아와 에스파냐(스페인) 등 모두 우리 기독교 반대자인 이슬람의 편이 되어버린 현실을 기억해야지.”

“주교님, 그러니까 더욱 정통파 신앙과 신학을 강화해야죠. 왜 시리아파 단성론자들의 당나라 길을 열어주려고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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