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후임목사로 부임하기 어렵다. 해당하는 교회가 많지 않을뿐더러 많은 교회들이 사회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안정을 위해 자녀들에게 담임직을 물려주기 때문이다. 혹시 은퇴연령에 있는 목회자의 후임직을 노려보지만, 이미 후임자를 정해놓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나이 들어 계속 부목사를 하기도 쉽지않고, 개척하려 해도 사정이 만만치 않기에 망설여진다. 그래도 교단 홈페이지나 신문에 후임목회자 청빙공고가 나는 경우가 있기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일단 후임목사로 추천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부목사 생활을 잘해야 한다.

현재 담임목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 담임목사의 추천이 없어도 직접 후임자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정상적인 청빙과정에서는 항상 현재의 담임목사 추천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재 맡겨진 사역에 충성하는 사람을 추천하는 일을 왜 거절하겠는가? 교회뿐 아니라 사회 직장에서도 채용 당시에는 학벌이나 재능을 높이 사지만, 채용 후에 그를 평가하는 기준은 충성도이다. 교회에서 맡겨진 일에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며 조직을 살려내는 사람을 결국 추천하게 된다. 교회의 모든 사역들은 담임목사와 기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담임목사와 맞서는 부교역자는 어리석다. 담임목사의 오른팔, 신실한 동역자가 되면 담임목사는 항상 그를 긍정적으로 소문낼 것이다.

현재 맡겨진 사역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어야 한다. 교회의 조건이나 위치, 대우, 건강, 때로는 가정사 등 변명거리가 많겠지만 후임자를 선정하는 교회에서는 그 속사정을 다 알 수 없기에 안타깝지만 성과로 그를 평가하게 된다. 한국교회들이 침체되거나 성장이 더딘 현 상황에서 성과를 내기란 정말 어렵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그래도 어려운 가운데 침체를 이기고 성장하는 교회들이 있지 않은가?

설교 잘하는 목사가 후임자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영적,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단독목회 35년을 했지만, 늘 느끼는 것이 있다. 목회는 실력이 아니라 영력이며 또 관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동료들과의 관계, 성도들과의 관계가 목회를 좌우한다. 우리들 사역의 대부분은 교회 안에서 팀을 이루어 함께 일하는 것이다. 아무리 행정의 달인이며, 설교에 능하다 해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무시하고 개인플레이하는 교역자는 환영받지 못한다. 사정이 어렵다든지 바쁘다고 심방을 소홀히 하고, 모임에 빠지고 결혼식, 상가 조문에 빠지는 것은 어리석다. 교회 지도자는 강단 위에서가 아니라 소 모임에서, 상가에서, 심방 중에 성도들과 정서적 교감을 만들 수 있다. 나는 늘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 현재 내가 하는 일이다. 어떤 사람이 가장 중요한가? 지금 만나는 내 앞의 사람이다. 지금 만나는 성도들을 ‘보물’로 여겨야 한다.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한두 시간만 만나보면 그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알게 된다. 지금 개척교회 목회자라 해서 자기 계발이나 발전에 소홀히 한다면 자신을 프로모션하기 어렵다. 자리가 편한 부교역자로 있다고 평생 그 자리에 있기 어렵다.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어려워도 학력을 높여야 한다. 힘들지만 주변의 조언을 받아 나를 발전시켜야 한다. 골치 아픈 일을 선택하고, 힘든 일을 맡아 처리하다 보면 저절로 평판이 쌓이고 소문은 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