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 샘물교회 담임

아래 글은 1년 전에 돌아가신 사랑하는 장애인 형제가 13년 전에 나에 대한 고마운 표현을 일기장에 적어 놓은 것을 그의 아내가 이메일로 보내준 것입니다.

‘내가 이 전도사님을 알게 된 지가 벌써 20년 가까워지네요.

이 전도사님을 볼 때마다 나는 과연 이전도사님처럼 장애인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손과 발이 되어주는 건 할 수 있겠지만 대소변까지는 못 도와주었을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전도사님을 볼 때마다 존경스럽고 조금이라도 닮아갈려고 노력합니다.
지금은 장애인 리프트차가 있어서 좋지만 처음엔 리프트차도 없었고 또 내가 사는 아파트가 2층이기 때문에 전도사님이 업고 내려와서 차에 태워 주고 하는 게 너무나 부담스러웠지요. 지금은 리프트차가 있고 장애인교회도 생겨서 너무 좋아요.

전 솔직히 애기해서 장애인교회가 따로 생기는 것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많은 장애인교회가 있었지만 굳이 장애인교회에 가지 않고 일반 교회에 나갔습니다. 그것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함이었지요. 그런데 일반 교회에 나가면 부담이 많이 되는데 전도사님이 담임하시는 장애인교회에 오면 마음이 편해요.

제가 일반 교회에 5년 동안 다니는데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것은 저의 언어장애로 인해 성도들이 제가 말하는 게 힘들까봐 일부러 말을 많이 걸지 않고 저 또한 성도들이 말을 못 알아들을까봐 말을 하지 않아 성도들 간에 교제가 부족해요.

하루는 예배 끝나고 점심을 먹는데 밥을 더 갖다 달라고 그랬는데 집사님이 잘못 알아듣고 물을 갖다 주어서 물만 먹고 왔지요. 나중에 집사님들한테 이야기하니까 배꼽 빠지게 웃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몇 번이고 확인한 다음에 도와주었어요. 그런데 장애인교회에 오면 벌써 내가 얘기하기도 전에 눈치로 도와주어서 너무 편해요.

한 번은 집에 아는 자매가 놀러온다고 했는데 갑자기 설사가 나지 뭐예요 그래서 복지관에 전화해서 도와줄 사람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복지관에서 사람이 없다고 해서 전도사님한테 도와달라고 했지요. 아마 그때 전도사님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그 자매에게 창피 당했을 거예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끝으로, 제가 이해영 전도사님께 공동체를 했으면 좋겠다고 졸랐지요. 일반 공동체가 아닌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 글을 쓴 것이 13년 전입니다.

이 형제의 바람처럼 장애인들의 쉼터가 좀 일찍 만들어졌다면 이 친구는 그렇게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자기 같이 힘든 사람들이 맘 편히 쉴 곳이 없어서 부족한 나에게 장애인 공동체를 만들어 중증 장애인들이나 보호자가 힘들 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여러 번 얘기했고 저 또한 그렇게 되길 원했지만 쉽지 않았지요. 그 사이에 그는 현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처음엔 저같이 장애인사역하는 사역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제 장애인쉼터가 논산에 시작되었고 비록 지금은 장애인들이 쉼을 얻으러 오시면 작은 성전의 작은 침대에서 쉬고 가지만 주께서 반드시 좋은 환경을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힘들고 지친 장애인들에게 기대고 싶은 공동체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이메일을 받고 더 확실 하고 분명하게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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