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웹툰 사이트 ‘에끌툰’ 김민석 작가

톡톡 튀는 기획으로 복음 실체 추적하는 기독교 웹툰, 다양한 독자층 관심 높아져
복음, 교회, 신앙에 대한 고민 하나씩 풀어내는 작품들로 “복음의 깊이 깨닫고 독자들과 나누는 기쁨 커”

 

   
▲ 기독교 웹툰 사이트 '에끌툰'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해서 인간이 신적인 존재가 된다니… 어떻게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신적인 존재로 추앙했지?”

크리스천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웹툰 공간 ‘에끌툰’(www.eccll.com)에 인기리에 연재됐던 ‘마가복음 뒷조사’에서 기독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판 검사’가 던진 날카로운 질문, 답을 찾기 위해 일주일의 마감 시간을 한참이나 넘겨야 했다. 모태신앙으로 교회의 ‘무조건 믿기’ 분위기에서 ‘믿음 좋은 교회 오빠’로 살 때는 전혀 고민하지 않던 것인데….

김민석 작가(32, 남서울교회)는 교회의 어제와 오늘에 파고들수록 내일의 교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 주 작품을 이어가기 위해 씨름하는 성경과 신학서적들은 그동안 덮어놓고 믿던 신앙의 틀을 깨고 이 땅에 편만한 복음의 실체를 깨닫는 여정, 그래서 그는 오늘도 복음의 실체를 찾고 찾는 기독교 웹툰 작가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

# ‘마가복음 뒷조사’, 복음을 만나다
“질문을 던져놓고 흠칫 놀랄 때가 많았어요. 답이 안 나와서요. 그동안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믿는다고 여기고 전도까지 했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웹툰이 인기다.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 만화)의 합성어로 만화를 웹에서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미생’, ‘치즈인더트랩’ 등의 웹툰이 책과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웹툰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 크리스천을 위한 기독교 웹툰 사이트 ‘에끌툰’도 독자가 늘고 있다. 단순히 신앙생활에 대한 안내를 넘어 톡톡 튀는 기획으로 복음의 실체를 추적해 가는 내용이 다양한 독자층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김민석 작가의 <마가복음 뒷조사>(새물결플러스)는 복음서 중에서 가장 먼저 쓰인 마가복음에 관한 일종의 ‘취재 노트’로 성서의 역사성에 대해 의심 가득하고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판 검사’가 복음서가 날조된 허구임을 입증하기 위해 복음서를 ‘허위사실 유포 및 대중 선동죄’로 기소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허무맹랑한 발상일까? 상식의 기준으로 보자면 성경 내용 중에 황당한 부분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는 기독교인들은 또 얼마나 대단한가? 하지만 청년들 가운데 그렇게 ‘무조건 믿음’을 이해하지 못해 떠나는 경우 또한 적지 않은 현실에서 ‘사판 검사’의 ‘딴지 걸기’는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한편 증인으로 채택된 당나귀 ‘하몰’의 대답은 무릎을 치게 한다.

‘하몰’은 예수께서 예루살렘 입성 때 타셨던 당나귀의 68대 직계 손으로 당시 정보를 대대로 이어 전수한 유서 깊은 집안의 후손으로 등장한다. 하몰과 그를 취조하는 사판 검사 간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 그를 통해 복음서의 허구성을 밝혀낼 수 있을 거라 여긴 사판의 기대는 빗나가고 취조가 진행될수록 사판 검사의 신념을 뒤집어엎는 새로운 증거와 논리들이 속출한다.

“기독교의 핵심인 예수님이 어떤 분이고 복음서가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탐구해보자는 취지로 김영화(필명 김굿맨) 작가와 공동기획했어요. 제가 마가복음, 김영화 작가가 마태복음을 뒷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둘 다 ‘발을 잘못 디딘 것 같다’는 데 공감했죠.”

신학서적과 성경 주석을 쌓아놓고 밤새 씨름하며 연재한 내용들은 독자들의 관심 속에 회를 거듭했지만 작가들은 복음서 내용을 추적해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마태복음 뒷조사’는 마가복음과는 반대의 컨셉이다. ‘마태복음 뒷조사’의 스튜어트 변호사가 복음서를 변호하기 위해 증인을 채택하는 형식이다. ‘무조건 믿음’의 전형적인 신앙인인 스튜어트를 깨우는 건 ‘콩’이라는 이름의 강아지. 콩도 대단한 집안이니, 딸에게 들린 귀신을 쫓아줄 것을 간구하는 수로보니게 여인에게 예수께서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하실 때 옆에서 그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듣고 있던 개의 후손이다. 스튜어트가 무조건 믿던 삶에서 콩의 질문들로 성숙한 신앙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이 외에도 김민석 작가는 2010년 천국의 천사 한 명이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지옥에 스파이로 잠입해 정탐하는 ‘헤븐리 스파이’를 시작으로 본질로부터 멀어진 교회가 회복하는 길을 살피는 추리만화 ‘교회를 부탁해’ 등을 그렸다. 현재 연재 중인 ‘창조론 연대기’는 창조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으로 한 회당 1만 명이 검색할 만큼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웹툰의 매력이라면 독자와의 소통, 벌써부터 날카로운 평이 나오고 있다.

“교회에서 말하는 창조론만 굳게 믿다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진화론을 듣고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밖에서 볼 때 기독교 전체가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비쳐지기도 하고요. ‘창조론 연대기’는 창조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열어주고픈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 김민석 작가

# 모태신앙, 복음을 오해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우개가루 날리며 그린 것까지 하면 만화를 그린 지는 20년이 넘었다. 만화를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소년 김민석이 복음을 만화로 그리기 시작한 건 교회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군 입대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성경을 정독하면서 내가 알던 하나님, 예수님, 천국과 너무도 다르다는 걸 깨닫고 충격이 컸어요. 성경이 말하는 복은 이 땅에서 배불리 먹고 잘 사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닌 것을 보았습니다.”

제대 후 출석하던 대형교회에서의 문제나 여타 교회들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을 보며 “즐겁게 교회생활 하는 것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신앙을 깊이 돌아본 것도 그때부터였다.

도대체 언제부터 ‘복음=인생 성공’의 도식 속에 이 땅에서의 부귀영화를 보장받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는지… 내 인생 성공이 곧 하나님께 영광이요 전도의 키라는 교회의 가르침은 성경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깨달음은 이전의 신앙 방식에서 돌이키게 했다. 모태신앙이라고 믿음 좋은 척했지만 “성경도 복음도 몰랐다”는 고백 속에 “내 신앙의 정체는 뭘까?” 고민하며 신학서적을 읽기 시작했고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교회와 신앙에 대한 고민과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담겼다.

일반적으로 웹툰은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로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기독교물로 전업 작가의 삶을 살기란 팍팍한 건 불 보듯 뻔 한 현실, 때로는 주변에서 “돈 되는 작품을 해보라”는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김 작가는 “그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복음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깨닫고 그 깊이로 나아가는 기쁨, 그것을 독자들과 나누는 기쁨이 크다”며 “일반물로 남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가 재미있게 그릴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 성경 전체를 ‘뒷조사’하는 것과 함께 오늘날 본질에서 멀어져 구조와 시스템에 갇힌 교회의 대안을 모색하는 작품들에 도전하고 싶다는 김민석 작가의 한 마디, “대안적인 교회 모형, 저와 함께 고민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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