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60] … <일 년 동안의 과부>

   
▲ 장석환 목사 (하늘기쁨목회자독서회 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우리는 생각과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보통은 경험이 중요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경험의 위험도 알아야 합니다. 경험이 실제를 온전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함께 토론한 책은 <일 년 동안의 과부>(존 어빙 저/사피엔스 간행)입니다. 이 책은 대단히 통속적인 소설이면서도 단순히 흥미위주의 책이기보다는 이성과 경험의 관계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목회자가 읽어나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회원 중에는 시력이 매우 나빠 책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하여 들으시는 분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들을까봐 매우 난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모습이 오늘날의 서구 문화의 현실이고 우리들의 이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렇게 인간 내면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잘 드러내줍니다.

책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본성을 외면하다 때로는 자신의 본성에 직면해 넘어지기도 하고, 본성을 따라 사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본성에 따라 사는 모습을 우리는 직접경험으로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간접경험으로라도 알아야 합니다. 알아야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성은 우리 안에 있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눈을 감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 보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사랑하는 두 아들을 자동차 사고로 잃어버린 한 가정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룹니다.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는 인생의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됩니다. 그 경험으로 인해 과도한 집착과 매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딸을 낳았지만 그 딸을 사랑했다가 또 잃어버릴까봐 그 딸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딸을 떠나기까지 합니다. 그 여인이 겪은 그 일은 누구도 이해 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고 그렇게 아파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의 경험이 그러합니다. 무엇인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경험한 사람에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자신의 경험이 모든 것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험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입니다. 자신이 경험한 것도 지극히 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과거에 안 됐다고 오늘도 안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경험으로 자신의 삶에 한계를 설정하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그것을 강요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책 제목이 ‘일 년 동안의 과부’인 것은 이 부부의 딸이 일 년 동안 과부가 된 사실에 대한 반영입니다.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저자가 과부에 대해 소설을 썼을 때 일부의 사람이 ‘과부도 아닌 사람이 과부를 어찌 아느냐’ 하는 비난에 직면합니다. 그는 다행히(?) 후에 일 년 동안 과부가 되는 경험을 합니다. 그러나 그 과부 경험은 그리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과부가 되기 전에 쓴 소설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괴부가 되었다고 아주 크게 무엇인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이제는 과부 경험도 없으면서 썼다는 비난은 받지 않겠지요.

이성적인 생각으로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과 경험으로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은 실제를 반영합니다. 무엇이 더 위대하다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실제를 온전히 반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항상 새로운 피조물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어두운 경험도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경험을 이기고 더 밝은 삶을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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