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 샘물교회 담임

오늘은 시설의 장애인들과 재가 장애인들이 자연 속에 있는 수영장에서 하루를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연일 찜통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한 풀장에서 식히고 봉사자들과 물장구를 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매년 이렇게 8월이 되면 장애인들이 수영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멋지게 보낸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물속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나이가 드셨어도 천진하게 웃으시는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의 웃음 속에는 행복한 미소가 연신 흘러넘칩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수영장에 올 수 없는 장애인들은 물속에서 나오기 싫은가봅니다. 연신 봉사자들과 함께 물장구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미안한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건강한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수영장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데 휠체어를 타고서는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사람들이기에 미안하다는 생각을 가지는지도 모릅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뜻을 나타내고자 장애를 갖게 하셨다(요 9:1~3)고 말씀 하셨는데, 내가 장애인이 아니어서 다행인 것이 아니라 장애인 당신들이 그 대상에 포함된 것이 미안한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외롭게 살아가는지를 알기에 자유로운 나는 그들을 볼 때마다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대할 때 늘 최선을 다합니다. 행여 건강한 나의 말과 행동 때문에 장애인들이 상처를 입거나 서운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그들은 어떤 부분은 예민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건강한 것을 나타내거나 자랑하지 않습니다. 좋은 여행지를 다녀왔어도 장애인들이 갈 수 없는 곳이라면 추천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곳도 장애인들이 갈 수 없는 곳이라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여행지일 수 없으니까요.

우리는 종종 여행을 합니다. 여행지를 다녀보면 아름다운 곳이 참 많지만 장애인들이 마음대로 다닐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해 놓은 곳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여행지를 다녀올 때도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집니다. 여행지나 맛집도 몸이 건강한 사람들은 어디든지 다니며 누릴 수 있지만 식당을 다녀보면 휠체어가 마음대로 들어 갈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집니다.

한번은 장애인들과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다보니 숙박시설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많은 시간을 잠 잘 곳을 찾아 헤맨 적도 있습니다. 이럴 때 장애인들에게 미안합니다.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닌데도 자꾸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도 재가 장애인 분들을 차에 태워서 물놀이장에 도착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물놀이하는데 또 미안한 마음으로 그들을 섬깁니다. 주님의 뜻 안에 장애인이 된 그들을 잘 섬기는 것이 비장애인인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나는 행복을 배달하는 휠체어 운전사이고 선한사마리아인처럼 강도 만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주님의 종이고 싶습니다. 물놀이가 끝나고 집으로 모셔다 드리는데 모두들 행복한 얼굴입니다.

나는 오늘도 행복한 휠체어 운전사로 하루를 복되게 살게 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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