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목사, 한국교회 ‘마른 뼈’에 비유-그 지경임을 알고 엎디어야 함 강조

“결혼하려는 대상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했다. 키는 몇 센티미터여야 한다고까지 말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어쩌면 그런 것도 모두 들어주셨다.”

“하나님께 기도하는데, 왜 내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는가. 어떤 이들은 기도한대로 다 이뤄졌다고 뻥뻥 자랑하는데, 왜 나는 이 모양인가. 내가 저주받은 사람인가?”

“교회에서 제대로 헌금하지도 못하는데 저 같은 것이 무슨 염치로 교회 일을 하겠습니까. 저는 조용히 그냥 이렇게 지낼 게요.”

이 세 사람의 신앙색깔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왜 이들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좋은 하나님, 그렇지 않으면 나쁜 하나님으로 여기고 있는 것인가. 교회에서 헌금 많이 하는 이들이 행세하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주눅 들며 살게 하는가.

◐ 복음이 복음이 아니고 교회가 교회 아닌…
서울에서 목회 30여 년 간 하고 있는 P 목사는 두어 시간 대화 과정에서 이렇게 아픈 소리를 했다(보도되는 것을 극구 만류했지만 고유명사 목사가 아닌 ‘선지자’의 목소리로 해석해 익명으로 싣기로 결정했음을 양해바란다).

“한국교회는 위기라는 우려의 수준을 넘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목회 자체가 일단 성공을 지향해서 간다. 교회 사이즈를 키워놓는 성공을 하면 그들이 무슨 짓을 해도 다 용서한다. 비리를 저질러도, 돈과 여자문제가 있어도 모두 다 오케이(OK)다. 이것이 무슨 복음이란 말인가. 그들이 외치는 성공지향주의, 축복주의가 어떻게 성경에서 말하는 복된 소리인가.”

잘못을 했으면 회개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어찌 된 게 본인도 그럴 생각을 하지 않고, 주변에서도 성공한 그런 사람을 건드리면 큰일 날 것처럼 하는 것인가. 그런 잘못을 중소교회 목회자가 하면 단칼에 날려 보내면서 말이다. 큰교회 목사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말, 그 속에는 일종의 인간의 노력이나 수고, 방법으로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내가 잘 한만큼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것이 어찌 은혜란 말인가.

금메달을 딴 장혜진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불교선수인 진종오는 그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메달을 따지 못한 크리스천 선수들을 그럼 무엇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금메달을 딴 것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아야 한다. 믿지 않는 이들이 잘되는 것은 그럼 무슨 논리로 설명할 것인가. 하나님의 복음을 왜곡되게 전하면 조금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왜곡된 신앙, 비판적인 신앙을 갖게 한다고 P 목사는 우려한다. 금메달은 비록 따지 못했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하나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설교해야 그것이 복음 중심이 되지 않겠느냐고….

“이 시대는 복음이 복음이 아닌 게 문제고, 교회가 교회가 아니고, 목사가 목사가 아니다. 이러다가 교회 망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P 목사는 목회 처음에는 겁도 많았고 열정도 많았는데, 지금은 이런 저런 모습을 보지 않으려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 되다보니 돌아앉아 땅을 치고 운다. 함께 울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얘기다. 어느 목사와 이런 얘기를 하며 함께 울 수 있을까.

그래도 대안이 있지 않을까.

P 목사는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다 죽은 마른 뼈가 아무런 희망으로 보이지 않지만 진짜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때다. 사람의 의지대로 하려 하지 않고 주님의 은총을 기대하는 그때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다분히 세속적으로, 율법주의로 오염돼 있는 교회, 성경의 인물들은 자기를 모두 내려놓지 않으면 하나님의 참된 은혜를 체험하지 못하는 삶이었는데 과연 오늘의 교회나 목사는 그 길을 가고 있는가. 복음에 사로잡혀 그 길에 순종하면서 살다 간 성경 속의 인물을 보고, 듣고, 전하면서도 현실의 편안함과 부유함의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이것이 어찌 복음일 수 있다는 것인가.

◐ 진정한 회개-주님과 동행이 대안이다
목회자는 제사장적·선지자적 역할을 감당해야 하지만 오늘의 현실을 보면 선지자적인 부분은 매우 미흡해 보인다. 언론이 그 역할을 해야 함에도 교단과 교회들과 먹이사슬처럼 돼있다보니 그 역시도 힘에 부치는 것 같다.

내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라고 여기저기서 무엇을 준비한다고 해서 들여다보면 거기 역시도 고민과 성찰을 통해 종교개혁 정신을 구현해내기 보다는 이벤트와 운동으로 반짝 하고 마는 모습이다.

“뭘 해야 한다는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이 역사하실 수 있도록, 우리 인간이 조용해져야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행위들을 멈추고….”

P 목사는 “내 기도나 소망에 하나님을 끌어들이지 말고, 하나님 속으로 우리가 들어가고 있는지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브라함이나 노아와 에녹이 무엇을 했나. 헌금을 많이 해서, 성전을 아름답게 지어서 복을 받았나? 그렇지 않다. 하나님과 동행했더니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신 것이다. 사람이 필요한 것을 간구했더니 하나님과 동행하지도 않는 그들에게 복을 주신다고 생각하는 오늘의 우리와는 너무도 다르지 않는가.”

자신의 고백을 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부족하다. 오늘 내가 아는 게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셔야 모든 게 가능하다.”

소위 큰 교회를 움켜쥐고 있는 목회자들은 힘이 없어질까봐, 자기 것을 지키려고 전전긍긍하는 것이 눈에 훤하게 보인다. 왜 그런가. 하나님의 힘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 게 아니기 때문 아닌가. 그러니까 그렇게 불안해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며 자기를 던질 수 있는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신앙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한 일이었음을 고백한다면 말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날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회개다. 하나님 앞에 정직한 건 뭘까. 그냥 내 잘못을 내 입으로 시인하는 것이다.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도 기도해야 하지만 죄를 지었을 때 하나님 앞에 온전히 회개하고, 죄를 없이 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악랄하고 못된 자인 자신을 인정하는 게 하나님 앞에 정직한 것이다.

P 목사는 대화 사이사이 그의 특유의 유머러스한 제스처를 보여주었지만 그의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눈물이 마른 사람의 눈동자처럼, 그러나 여전히 울고 있는 눈동자였다. 에스겔 선지자에게 보여주신 ‘마른 뼈 환상’이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한국교회에도 임할 수 있기를 P 목사는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하나님)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에스겔)

거의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사다리, 평행봉 등 그때마다 예화에 맞는 퍼포먼스와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는 P 목사. 예를 들어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 설교를 위해 통닭의 뼈만 깨끗이 준비해서 설명하는 것이다. 영상까지 접목시키니 신자들은 통닭 뼈만 봐도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 즉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의 잔상이 남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완전히 소화하여 설교한다. 오늘도 성경의 내용이 제대로 전달돼 신자들 뼛속까지 심겨지도록 P 목사는 치열하게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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