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나는 그 교회가 부럽다. 교회당 건물이나 위치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목사님이 그곳에 계셔서 부럽다.

이웃에 있는 교회가 부흥하고 있다. 왜 그 교회는 부흥될까? 멀리서 그 교회를 관찰하고 있는데, 위치도 좋고 성도들도 좋다. 교회 밖에 붙어있는 현수막들을 차 타고 지나면서 종종 보게 되는데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그 교회의 목사님이 좋은 분이어서 부흥되는 듯하다.

그는 자기의 사생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설교자들은 대부분 강단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기 쉽다. 다른 성도들을 예화로 들기 쉽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는 진심을 담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흔히 가족사나 개인 경험을 예로 드는 경우가 많다. 또 대부분 성도들은 목사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다. 그도 우리와 비슷한 생활을 산다고 믿고 안심하게 되면 더욱 친근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웃교회 목사는 전혀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은밀하게 숨어서 사는 것은 아닌 듯싶다. 늘 거리에서 만나고, 주변 공원에서 쉽게 만난다.

그는 겸손하다. 항상 자신을 낮추어 말한다. 대신 다른 사람을 추겨 세워준다. 그는 나와 통화할 때마다 목회 잘한다고 칭찬부터 한다. 나에게뿐 아니라 만나는 누구에게든지, 특히 자기 성도들에게 겸손하니 다들 좋아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장점은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다. 일부러 자랑하지 않아도 주머니를 뚫고 나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굳이 자신이 잘났다고 자랑할 필요는 없다.

그는 남 이야기도 잘 안한다. 남에게 무슨 말을 들었든지, 무엇을 알고 있든지 말하지 않는다. 그 교회 홈페이지를 보면, 목사님이 총회나 노회, 지역에서 리더로 일한다고 프로필에 소개되어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면서 많은 이들을 상대할 터인데, 전혀 남의 말을 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쉽게 남의 말을 한다. 확인되지도 않고, 직접 듣지도 보지도 않은 남의 이야기를 쉽게 퍼뜨린다. 남의 이야기를 잘못 옮기게 되면 자칫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음에도 교회 리더들 가운데는 그런 문제에 취약하다. 아무리 잘 아는 이야기라 해도 잘못 전달될 때는 후폭풍이 크다. 잘되는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정보가 몰린다. 그럴수록 남 이야기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십은 듣기에 달콤하지만 화합시키기보다 분열시킨다.

그는 가슴이 크다. 교회 규모가 작지 않다 보니 교회를 통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좋다고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곧장 공개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입이 무거운 사람인 것이다. 무슨 일이 생겨도 일단 방향을 살피고 정리한 후, 꼭 필요한 것만 공유한다. 그처럼 교회 지도자들은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날 것으로’ ‘즉시’ 공포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 일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싶어도 원칙이 섰을 때에 공유하는 것이 좋다.

그는 언뜻 보기에 허술해 보인다. 그는 자신의 외모나 옷차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집도 예전 그대로 서민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 교회 현관은 들어가 보면 어수선해 보인다. 주보도 여느 교회와 비슷하지 특별하지 않다. 말도 그냥 편하다. 일부러 거룩해 보이려는 음성을 내거나 어른인 척 엄숙하게 사람들을 대하지 않는다. 길에서 흔히 보이는 아저씨의 모습이다. 그 대신 웃음이 짙다. 항상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대하니 사람들이 따른다.

그는 변화에 민감하다. 주변 상황에 비교적 빨리 대처하는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그 교회에 강사로 갔다가 예배 중에 살짝 놀란 적이 있었다. 꽤 새로운 찬양임에도 은퇴시기에 가까운 이 어른이 손을 들고 큰소리로 따라 부르는 것이다. 나는 그 교회가 부럽다. 교회당 건물이나 위치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목사님이 그곳에 계셔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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