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영 목사

처음으로 농사를 지었습니다.

봄부터 시작한 땀방울의 결실이 열매로 풍성하게 다가옵니다. 유난히 무더웠고 가물었는데도 불구하고 물 주고 잘 돌보며 열매 거두는 시간을 맞으니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됩니다. 세상만사 정성 들인 만큼 대가가 주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입니다. 여주와 아로니아 나무를 심고 재배하며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그것을 수확 하는 장애인들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흘러 넘쳤습니다.

열매가 주는 기쁨은 재배한 자만이 알 수 있는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낮에 비가 오지 않아 잎새들이 땅을 향해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을 때 물을 주면 시원타고, 주인님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 그랬냐며 싱싱하고 활기차게 잎새가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려 주인님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수확한 것을 가공했습니다. 여주 즙을 만들고 여주를 썰어서 말리고 아로니아로 즙을 내고 분말을 만들어서 서울 성락성결교회 직거래 장터에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차에 여주와 아로니아를 싣고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에 도착해 판매할 물건들을 진열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가슴이 뛰었습니다. 장애인들이 판매를 담당하고 집사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여주와 아로니아의 효과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점심은 성락성결교회에서 대접해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 장애인 친구들이 점심 대접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이 주일이라 오후 4시까지만 장사하고 정리하는데 담임목사님께서 시골에서 어렵게 목회하시는 분들이 가지고 오셨는데 남은 물건은 다음 날 교회에 다시 한 번 광고해 교인들이 소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하며 물건들을 놓고 가라고 하십니다.

여전도 회원들이 수고해 주기로 하고 돌아오는데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요. 이분들의 섬김이 농촌에서 수고하고 애쓰는 목사님들에게 얼마나 힘과 격려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지면을 빌어 담임 목사님과 여전도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돌아와서 결산해보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장애인 눈높이 농장의 발전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장애인들 일하며 열매를 거두고 보람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시사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열심히 일해서 소득도 올리면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올 가을엔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장애인들이 각종 야채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해 볼 계획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장애인 눈높이에 맞게 시설을 갖추고 그들이 심고 재배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면 그들이 일하면서 누리는 행복은 배가 될 것입니다. 이번 직거래 장터처럼 우리가 재배한 것을 상시 판매할 판로만 확보된다면 우리는 장애인 선교의 또 다른 모델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번 성락성결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들이 재배한 것들을 소비해 주는 교회가 더 늘어난다면 장애인들의 꿈과 희망은 실현의 결실을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장애인들에게 고기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한국교회가 장애인들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 되도록 장애인 눈높이 농장 만들기 사역에 관심을 보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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