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71)

강단을 공유하는 것은 내가 그 자리에 없기 때문에
나의 대역(代役)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와 짝을 이루어 나의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는 설교자를 찾는 것이다.

 

   
▲ 최종인 목시
평화교회 담임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를 두려워한다. 오래된 익숙한 설교자일지라도 그렇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 강단을 다른 사람을 위해 빌려주는 것은 대단히 꺼려하기도 한다. 반면에 쉽게 강단을 공유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단순히 설교만 잘한다고 목회자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설교 외에 다른 시간에 소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병원을 찾기도 하며, 교인들은 상담을 원하고, 교회의 사무 행정 일도 필요하고, 비전을 세우는 일도 해야 하고, 요즘처럼 새해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책상 위에 앉아 있어야 할 때도 많다. 정말 바쁜 때에 다른 분이 오셔서 적절히 때에 알맞은 말씀을 전해 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강단을 공유하게 되면 담임목사에게 몰리는 의존도가 줄어든다. 전형적인 교회들은 담임목사의 부재에 따라 출석이나 헌금액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평소에 강단공유가 잘 이루어진 교회들은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물론 오랫동안 지도자의 부재는 교회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잠깐 비우는 경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강단을 공유할 때 담임목사가 전하는 메시지의 편중성에서 벗어나 더 균형 잡힌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신학적 해석에서는 일치하지만 삶과 성경을 보는 각도에서 각 사람들마다 차이가 난다. 수요일 저녁에 우리 교회에서 레위기의 본문을 가지고 ‘예배자’에 대해 설교했는데, 부교역자들마다 다른 각도의 설교를 하는 것을 보고 어느 때에는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강단을 공유하면 피차간에 서로의 교회를 알게 되고 기도하게 된다.

그러나 강단을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안일하게 설교자를 세워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단을 맡기려면 신뢰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유명세만 믿고 아무나 불러서는 안 된다. 때로 교회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는 설교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강단의 힘과 특권은 매우 크기에 확신이 서지 않는 사람을 강사로 초청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강단을 공유하는 것은 내가 그 자리에 없기 때문에 나의 대역(代役)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와 짝을 이루어 나의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는 설교자를 찾는 것이다. 실제로 금요기도회나 수요일 밤 기도회 같은 경우에 부교역자들이 나보다 훨씬 설교를 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뒷자리에 앉아 은혜도 받지만, 나도 모르게 감사의 미소가 흐르게 된다.

새해가 되면 각 교회들마다 신년기도회, 신년부흥회, 제직수련회나 헌신예배 등으로 강사들을 많이 초청할 수 있다. 성도들은 누가 강단에 서든지 간에 은혜 받겠다는 자세로 앉아 경청하면 깊은 감동과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초청된 강사들은 다른 교회로 여기지 말고 본인의 교회 강단에서 당신이 담임하고 있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말씀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친근하게, 때로는 강력하게 말씀을 전해야 한다. 초청된 교회 담임목사가 듣기 좋은 설교가 아니라 회중들이 마땅히 들어야 할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설교 초청하는 교회도 쉽지 않은 생각으로 고심 끝에 불렀을 것이다. 초청받은 강사는 미리 가는 교회의 형편을 알고, 시간에 늦지 않아야 하며, 충분히 기도하고 말씀을 숙지한 후 출발해야 한다. 강단에 서거든 아부나 변명은 말고, 하나님의 대언자로 강력하게 말씀을 전해야 한다.

당신을 초청한 분은 그 교회 담임목사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교회의 앞자리에 앉으셔서 당신의 설교뿐 아니라 자세, 모습도 지켜보고 계신다. 많은 교회들이 새해에 강단을 공유하면서 은혜를 나눴으면 한다. 평화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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