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출범 놓고 연합기관 난립 가중시킬 것 우려

   
▲ 한국교회총연합회 출범을 주도한 교단의 교단장과 실무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기관의 난립 속에 ‘하나 됨’의 열망이 높은 가운데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1월 9일 출범식을 갖고 ‘한국교회를 하나의 우산 아래 모은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환영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이중플레이’ ‘꼼수’ ‘거짓’ 등 연합의 움직임 이면에 회자되는 말들과 함께 불신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 한교총? 두기총?

한교총은 23개 교단장들의 모임인 교단장회의가 중간 역할을 자처하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기구 통합을 추진해 오던 중 돌연 예장합동과 통합을 비롯해 기감, 대신, 기하성, 기성, 기침 등 7개 대형교단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단체 출범으로 급선회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금번 연합 추진이 ‘제3단체화 한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임을 규정한다”고 밝혔다. 정관도 한기총 2011년 7월 7일 개정 정관(7.7정관)을 기본 틀로 한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한교총 출범은 ‘두기총’이 되는 것이라거나 과거의 한기총 복원과 함께 기감이 가입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교총 출범 하루 뒤인 10일 열린 한기총 26-3차 실행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한기총은 기구 통합 활동과 관련해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에게 모든 것을 위임한 바 있다.
이 대표회장은 “한기총과 한교연 두 법인에 대해 한기총 법인의 역사성을 인정해 한경직, 정진경 목사 등이 세운 것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교단장들이 동의한 내용이라면서 “통합 측 이성희 총회장 등 몇몇 교단들의 제안은 한교연 법인도 없앨 수 없으니 선교단체들이 쓰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라며 “풀어갈 숙제”라고 말했다.

# 하나 혹은 셋

한교총의 선언대로라면 7.7정관 이후 한기총에 가입한 다수의 교단들은 한교총 가입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들이 반대할 경우 한기총은 현재 한기총을 주도하는 기하성이 빠져나간다 해도 잔류세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원의 3분의 2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기구 해체나 법인 해산도 어려운 만큼 한교총 창립이 곧 한기총 복원이라는 계획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교연도 마찬가지이다. 한교연은 1월 6일 팔레스호텔에서 제6-1차 임원회 및 회원 교단장과 총무 간담회를 갖고 한교연을 배제한 채 한교총을 출범하는 것에 대해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을 통해 진정한 한국교회 하나 되기 실현을 바라는 한국교회에 더 큰 실망과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한교연은 ‘한국기독교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5인의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한기총과 직접 대화하며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교연은 “한기총이 이단을 배격한다면 아무 조건 없이 지금이라도 통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뜻을 모았다.
한교연 역시 예장통합이나 대신, 기성 등의 교단이 탈퇴하더라도 일부가 잔존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 넘어야 할 산

한교총이 출범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예장합동과 통합의 경우 임원회 등을 통해 한교총 출범에 함께하기는 했지만 오는 9월 정기총회를 거쳐야만 정식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는 기감과 기하성, 기침 세 교단이 가입을 결정했다. 나머지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거나 실행위원회나 정기총회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합동의 경우 에큐메니컬 진영과의 한 몸 이루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교회협의회 가입 문제가 합동과 통합 교단 분열의 단초가 되었던 만큼 합동은 한교총 출범 소식에 교단 내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통합도 한기총에 대해 금권선거와 이단문제를 제기하며 한교연 창립을 주도했던 교단으로 한교연을 등지고 한교총을 선택할 경우 ‘연합기관 난립의 주범’이라는 지탄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연 총대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는 알 수 없다.

예장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는 한교총 출범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교단은 모든 연합기관의 탈퇴와 가입을 정기총회에서 정하게 돼 있다”면서 “이를 전담하는 교회연합사업위원회가 연구해 총회에 보고하면 거의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동 위원회는 총회장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으로 허락 받아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 거짓, 꼼수, 이중플레이…

가장 뜨거운 감자는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의 최대 걸림돌인 이단문제이다. 한교연은 시종일관 ‘이단문제 선 해소’를 주장해 왔다. 이 문제는 한기총과 동행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교총 출범 참여 교단들에게도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그 핵심에 있는 류광수 목사가 이사장인 세계복음화전도협회(전도협회)가 한교총 출범식 몇 시간을 앞두고 한기총에 탈퇴서를 제출했고 한기총은 10일 실행위에서 탈퇴를 결정함으로써 이대위의 전도협회와 류광수 목사에 대한 행정보류 건은 자동 소멸된 것으로 처리했다.

이영훈 목사는 류광수 목사의 결정을 “한국교회 통합을 위한 큰 결단”이라며 치하하면서 이로써 한기총의 이단문제가 모두 해소된 것인 양 설명했다. 이 목사는 한교총 출범식 기자회견에서도 “한교총 출범을 위해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뜻으로 탈퇴를 결정한 것이다. 100프로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교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체가 탈퇴했어도 류광수 목사가 속해 있는 개혁 교단이 남아있는 한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실행위에서 예장개혁 증경총회장 김송수 목사는 “이대위 결론일 뿐 실행위도 거치지 않은 것이 결정된 것인 양 언론에 행정보류 했다고 보도됨으로 공식화 됐다”며 해당자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대위의 결정이 실행위도 거치기 전에 이영훈 대표회장 명의로 합동과 통합, 대신에 공문으로 전달된 바도 있다. 공문에서는 이단 문제가 해결됐으니 한기총에 복귀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교총 출범을 준비하면서 뒤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해 ‘이중플레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한교연 관계자는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한교총 출범은 몇몇에 의해 교단장들이 놀아난, 역사 앞에 부끄러운 기록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회의 한 몸 되기는 모두가 원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신뢰를 바탕하지 않는다면 그 걸음은 또다시 분열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오늘의 연합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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