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74)

길게 보고 장거리 목회를 계획해야 한다. 기도목회다.
갈등은 기도를 통해 풀린다. 장기적으로 기도하면서 성경을
가르치면 충돌은 그치고 화합한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은 섬기기 위해 교회의 리더가 되었다. 그럼에도 교회 안에는 리더에게 반감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 예수님에게도 도전하는 가룟 유다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마음 아프지만 위로 받아야 한다.

리더에게 도전하고 충돌하는 사람들은 왜 그런가?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다. 이 시대에 성도들을 지배하는 것은 성령의 역사가 아니라 세상의 가치관이다. 세상의 풍조가 권위에 도전하는 시대이다.

수년 전, 신학대학에서 학부수업을 진행했다. 교양과목이었지만 학생들과 신앙과 경험을 나누려고 잔뜩 준비하고 첫 시간 강의실에 들어섰다. 오전 시간인데 벌써 절반은 책상 위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져 있었다. ‘매스컴 선교’ 강의를 맡은 내가 목사라고 하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고 딴 짓을 했고, 몇 학생은 강의실을 나가기도 했다. 수업 후 아내가 내게 물었다. 오늘 수업이 어땠느냐고, 나는 ‘영적 전쟁이었다’고 대답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그날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문화가 성도들의 마음에 충돌하는 심리를 심어준 듯하다. 사실 커가는 개척교회 시절에는 누구든지 환영했고 어떤 반응이든 이해하고 웃으면서 받아주었다. 그런 시절을 겪으면서 성장했던 교인들은 지금도 여전히 버릇이 없다. 자기 마음대로 반응하고 행동한다. 남을 배려한다든지 지도자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회 성장이나 변화를 꾀하려는 마케팅 문화가 권위를 추락시켰고 충돌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지난 동계수련회 때 어느 후배 목사가 내게 전해준 말이다. 교회가 이런 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는데, 교회 지도자인 어떤 성도가 제안을 하더란다. “목사님은 우리 교회에 적합한 분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는 교회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케팅에 능한 분을 모셔야 합니다.”

사업가는 말할 수 있다. 교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야구나 축구 감독은 말할 수 있다. 어떤 선수를 데려와야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약삭빠른 기업인이나 선수 스카우트에 능한 감독을 택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오히려 세상에서 미련한 자를 택하셔서 지혜 있다는 자를 부끄럽게 하신다. 교회는 이런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의 능력 대신에 인기인 목회자를 데려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교회의 전진을 방해하는 무리들이 있다. 이런 무리들이 있는 교회는 대부분 목회자들이 자주 바뀌는 특성을 보인다. 조직적인 문제에서 오는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용감한 목회자 가운데는 이런 교회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기 있게 시작하지만 곧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요지부동하는 성도들, 제안하는 것을 무조건반대하는 성도들, 회의를 열어도 다툼과 논쟁을 일으키는 성도들, 대화도 어렵고 협력도 어려운 성도들이 가득한 한복판에 서있는 듯하다.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인가? 장기목회다. 한두 해 지나면 해결된다고 여기지 말고 길게 보고 장거리 목회를 계획해야 한다. 기도목회다. 갈등은 기도를 통해 풀린다. 성경목회다. 사람들의 감정은 책이나 이론으로 풀리지 않는다. 성경을 풀면 마음도 풀린다. 성경말씀이 아닌 이론이나 무슨 세미나로 해결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기도하면서 성경을 가르치면 충돌은 그치고 화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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