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아니라
팔로워들이 어떤 자세를 갖고
리더를 보완하는가에 따라 성공 실패가 갈라진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예전 제주도에서 군목으로 사역할 때 군의관과 함께 대민봉사로 한라산 중턱의 중산간 마을의 의료 진료에 동행한 적이 있었다. 지금이야 제주도 섬 전체가 관광지로 변했다지만 수십 년 전에는 촌이 구석구석 남아 있어서 병원 치료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 차에 몇 가지 상비약을 갖고 확성기를 틀면 어디선가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진통제’가 제일 인기였다. 감기가 들어도, 배가 아파도, 허리가 구부정해도 진통제만 찾는 것이다.

현대 교회들이 문제가 많다지만 진통제 하나로 몽땅 처방할 수 없다. 교회가 부진하고 부흥이 안 되면 리더들은 세미나에 가서 특효약을 받아오려 한다. 기도나 전도 프로그램이 진통제 같은 ‘만병통치약’일 수 없다. 그럼에도 기독교신문을 보면 여전히 기도세미나, 전도세미나, 교회부흥세미나 광고들이 지면을 가득 메운다. 한두 번은 약효가 있을지 모르나, 그런 곳을 찾아 다니는 사역자들일수록 여전히 그 교회는 어렵다. 기도와 전도, 부흥세미나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리더의 자세이며, 리더를 만드는 회중의 자세이다.

분명히 리더는 교회를 변화시킨다. 그러나 그런 리더를 만드는 것은 팔로워(follower)들이다. 현대 조직경영에서는 리더십보다 팔로워십을 더 강조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리더들은 리더로 활동하는 기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을 팔로워로 추종하고 섬겼던 사람들이었다. 리더십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팔로워십이 교회 안에 가득할 때 그 교회는 반드시 개혁되고 새로워진다. 현대 리더십 이론들도 그것을 주목하고 있다.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아니라 팔로워들이 어떤 자세를 갖고 리더를 보완하는가에 따라 성공 실패가 갈라진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나라의 위기는 청와대 조직에 리더만 있지 정확하게 자기 역할을 하는 팔로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교회의 위기도 마찬가지이다. 팔로워들을 리더의 역할에만 주목하고, 수동적으로 따르는 존재, 지시하면 순종하는 대상으로만 여긴다면 여전히 교회는 침체를 면할 수 없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이 칼럼의 주제가 ‘지도자의 심리’이지만 나는 여전히 지도자뿐 아니라 지도자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적고 있다. 교회 3.0시대이다. 예전과 같은 패러다임으로 교회를 운영할 수 없다. 이제는 팔로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파트너로 세워야 한다. 이미 그렇게 하는 교회들은 성공을 맛보고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공연을 마치고 기자들이 찾아가 물었다. 오케스트라의 많은 악기들 중에서 가장 지휘하기 어려운 악기는 무엇인가? 번스타인이 대답하길, 세컨드 바이올린이라고 했단다. 그 이유는 사람들마다 퍼스트 바이올린은 열심히 연주하려 하는데, 세컨드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주일에 자동차 수리공장을 하는 성도가 찾아와 기도를 부탁했다. 도통 기술자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외제차 수리공장으로 떠나고, 새로 직원을 뽑아 교육시킨다 해도 10여년 경력은 있어야 일하는데 그 기간들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난다는 것이다.

담임목사 자리가 나면 수십 명이 몰려들지만, 부목사를 청빙하기는 점점 어렵다. 비록 1인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2인자라고만 여기지 말고, 리더의 심정을 갖고 팔로워로 충성해야 한다. 리더와 함께 교회비전을 따라 사역하면서 성취를 맛보면 언젠가 리더가 되어 그때의 성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기억하라! 리더는 누가 만드는가? 팔로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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