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53:7~9

이미 속죄의 재물이 되기로 결정한 어린 양이셨기에 그분에게는 침묵과 
결단에로 향한 전진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말 없는 어린 양 예수님의 침묵은 
속죄의 완성을 위한 거룩한 침묵이었습니다. 

▲ 박대훈 목사
청주서문교회 담임

힘이 없어 침묵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말할 줄을 몰라서 입을 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그러나 힘도 있고, 말할 줄도 알고, 설득력도 있는 사람의 침묵이라면 거기엔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라는 금언은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라고 봅니다.

이사야 53:7~9 속에서 어린 양 예수님의 침묵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라는 7절의 말씀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사야는 장차 오실 그리스도께서 어떤 고난을 당하실 것인가를 마치 곁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기술했습니다.

1. 예수님은 언제, 어디서나 침묵하셨습니다.

이사야의 예언은 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수난 기사에서 성취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린 양 예수님의 침묵은 말할 줄 몰랐기 때문도 아니요, 할 말이 없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은 권위가 있었고, 능력이 있었고, 권세가 있었습니다. 말씀 한 마디로 천지를 창조하셨고, 죽은 자를 살리셨고, 병든 자를 고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고난 받는 자리에서도 침묵하고 계십니다. 어린 양 예수님의 침묵을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죽음 앞에서의 침묵입니다. 성부 하나님은 어린 양 예수님에게 십자가라는 가장 큰 고난을 주셨습니다. 어린 양 예수님의 침묵은 죽음을 각오한 침묵이었습니다. 2) 사람들 앞에서의 침묵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치 강도를 잡듯이 사람들이 달려들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할 때 예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물론 그 재판은 이미 계획되고 조작된 스케줄에 의한 것이었습니다만 주님은 거기서도 침묵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6:57-68을 보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로 신성을 모독했다 하여 종교재판에 회부되을 때도 주님은 잠잠했습니다. 마태복음 27:12을 보면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고발을 당하되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는지라”고 했고, 14절에서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침묵은 위대한 침묵입니다.

2. 왜 침묵하셨습니까?

1) 속죄의 완성을 위해서였습니다. 주님이 하시려는 일이 엄청나게 큰 일이셨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일로 입을 여실 수가 없었습니다. 인류 구속의 대업을 이루시려는 어린 양의 침묵은 그런 의미에서 조명되어야 합니다. 이미 죽기로 작정한 어린 양이셨기에, 이미 속죄의 재물이 되기로 결정한 어린 양이셨기에 그분에게는 침묵과 결단에로 향한 전진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말 없는 어린 양 예수님의 침묵은 속죄의 완성을 위한 거룩한 침묵이었습니다. 

2)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제자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과 허물을 드러내지 않고 침묵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내 지난 과거를 들추지 않으십니다. 현장에서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을 놓고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떠들고 정죄했으나 주님은 ‘나는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하십니다. 스펄전은 “예수님은 사람들을 축복하실 때는 결코 말을 더디게 하신 적이 없으셨다.

그러나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마디 말도 하시려고 않으셨다. 예수님은 침묵을 통하여 이사야의 예언을 성취했으며 하나님의 어린 양임을 입증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이사야 53:4-5은 어린 양 예수님이 그토록 침묵하시면서 고난 받으신 이유가 우리의 질고 때문이었으며, 우리의 허물과 죄악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침묵과 함께 당하신 고난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고침을 받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주와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와 함께 고난도 받고, 영광도 받겠다는 결단이 곧 믿음입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예수님의 침묵을 배웁시다. 괴로워도 억울해도 입을 열지 아니했던 예수님의 침묵을 실천합시다. 예수님을 따라 골고다로 갑시다. 아니 골고다는 가지 못하더라도 날마다 내가 걷는 길에서 십자가를 생각합시다. 고통 받는 예수님의 그 고통에 참여하는 사람이 영광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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