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82)

“교회 리더들이 성도들의 심리를 어루만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관리하고 대처한다면 약이 될 수 있지만,
방치하거나 잘못 관리하게 되면 독이 되기도 한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서점에 가보면 심리나 감정을 다룬 책들이 가득하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있어 심리나 감정이 중요한 이슈가 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개인이 심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나 교회 조직도 집단의 심리, 또는 성도들 모임에서 보이지 않는 감정들을 추적하고 관심 가져야 한다.

교회 분위기가 한두 사람의 노력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단체의 심리나 감정들이 발휘하는 힘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교회들이 교회 성장을 위해 많은 전도나 부흥 프로그램들을 시행하지만 성도들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심리를 관리하지 못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 리더들이 성도들의 심리를 어루만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관리하고 대처한다면 약이 될 수 있지만, 방치하거나 잘못 관리하게 되면 독이 되기도 한다.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집단사고이다. 보통 음식점에 가서 누군가 제일 먼저 주문하면 모두가 같은 것으로 주문하려는 경향이 있다. 빨리 나오고, 편리하다는 점에서 그렇게 하는데, 종종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참고 만다. 교회 안의 의사결정도 그렇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수직적 조직’이나 ‘권위적 조직문화’가 있는 교회인 경우 그렇다. 물론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행력도 강력하지만 뒤로 불만을 가질 수도 있어 유심히 살펴야 한다. 집단사고는 다양한 의견들을 묵살하게 되고, 견제나 균형의 기능도 사라지게 만든다. 리더들이 느끼기에 당장에는 편하게 보일지 몰라도 은근히 조직을 흔들게 된다.   

두 번째는 관성의 힘이다. “외부로부터 힘의 작용이 없으면 물체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이 관성의 법칙이다. 이런 관성의 습관이 교회 안에서도 작용하면 교회는 발전하지 못하고 흔들리게 된다. 구성원들이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려 한다든지, 과거의 성공 경험에 취해서 그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려든지 하면 전혀 개혁할 수 없다. 교회가 이런 심리적 관성에 빠지지 않으려면, ‘제로베이스 사고’가 필요하다. 그동안 해왔던 것을 지우고,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어린 코끼리를 말뚝에 묶어놓아 기르면 나중에는 줄을 풀어주어도 도망갈 줄 모른다. 조직이 심리적 관성에 젖어있으면 창조적인 사역을 감당할 수 없다. 

세 번째는 냉소주의다. 교단이 작다, 교회가 작다, 우리 교단의 리더들 중에 똑똑한 사람이 없다. 우리는 연합이 안 된다 등의 냉소주의는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멀쩡한 조직도 흔들리게 만든다. 냉소주의가 번지는 과정이 있다. 처음에는 기대를 갖는다. 다음에 기대가 자기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망한다. 그리곤 배신감이나 환멸감을 갖는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자기 기대를 충족할 기회를 찾는다. 냉소주의를 깨뜨리려면, 첫째 일관성 있게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둘째 기대심리를 관리해야 한다. 찾아 만나고 대화하면서 풀어주고 새롭게 리뉴얼(renewal)하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새 일을 맡으면서 새로운 기대를 갖고 일하게 한다는 말이다.

넷째는 방관자 의식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가 하겠지 하면서 방관할 때 조직은 흔들리고 만다. 교회 안에서 20%만 선수로 뛰고, 나머지는 갤러리족으로 있어도 조직은 움직인다. 그런데 현대교회는 선수가 10%도 안 된다. 다들 경기장 밖에서 구경꾼으로 서 있으면서, 선수들을 코치하고 감독하려 한다. 개인이라면 일대일 대면하여 수정할 수 있으나 교회조직에 굳어진 심리는 고치기 힘들다. 리더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관심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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