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54)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
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오늘 장애인 화요 모임이 있는 날이라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고 설렙니다. 애타게 오늘만 기다리는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사는 장애인들은 누군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도시에 나올 수 없는 환경이라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우리 차를 몹시 기다립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이곳저곳에서 봉사 차량을 타고 모임에 참여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논산시에 있는 다섯 교회에서 예배 장소를 제공하고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장애인들을 섬겨 주는 성도들의 손길에 우리는 늘 감동을 받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회원이 등록했습니다. 그는 90세의 어르신입니다.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고 아들과 힘들게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했습니다. 젊은 시절 열둘의 자녀를 낳아서 여섯을 먼저 보냈고 또 장애인 아들을 꽃동네에 보냈다고 합니다. 어르신은 자신의 사연을 얘기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자녀들이 하나둘 죽을 때마다 엄마의 가슴은 멍들었고 설상가상으로 남편마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고 술로 인생을 허비하다가 돌아가셨답니다.

정신병을 가진 아들은 어머니에게 욕을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험한 인생을 살아온 그 어르신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 위로가 필요한데 어디 가서 위로를 받아야 할지 막막한 인생을 살고 있노라고 했습니다.

그 연세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물을 주워 팔며 생활한다고 했습니다. 그분이 질문합니다.

“목사님, 하나님이 공평한가요?”

그 기막힌 삶의 여정을 누가 알까요. 이 아픈 마음을 누가 위로해 줄 수 있을까요.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인도로 성당을 갔는데 삶이 각박하다보니 마음이 평안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어르신께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 성당에 가시면 맘껏 하나님을 부르며 우세요. 사람으로 부터는 위로 받을 수 없기에 엎드려 실컷 울고 나면 주님의 위로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예배드리고 식사하면서 교제를 나누다 돌아가는 시간에 그 어르신께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여기에 와보니 왜 이리 불쌍한 사람이 많은지. 내가 오늘 위로를 많이 받고 갑니다.”

장애로 인해 마음이 힘들고 어려워하던 분들이 이곳에 와서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하다가 마음이 녹아지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기막힌 아픔을 가진 사람의 마음은 그것을 경험한 사람만이 진정한 위로를 줄 수 있음을 경험합니다. 화요 모임에 나와 위로 받으며 용기를 가지는 회원이 더욱 늘어나기를 소원합니다. 비장애인들도 장애인들의 아픔을 알고 이해하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마리아인의 선함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르신의 아픔을 잠시라도 위로해 드렸으면 해서 다음날 그분이 사는 곳에 가서 식사를 대접해 드렸더니 너무도 감사해하시는 모습에서 목사인 제가 더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엔 홀로 감당하기에 버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신앙인들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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