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임지현장 칼럼(22)

▲ 박현식 목사
한국목회임지연구소 대표

현재 출석교인이 100명 이상인 교회에서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그들에게 행운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정도 교세의 교회들은 기본적으로 담임목사의 생활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교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전체 한국교회 가운데 20%도 채 안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80%는 출석교인 100명 이하의 규모이기 때문이다.

출석교인 100명 이하의 교회들 중, 주일 장년출석이 20명 이하인 미자립 교회들은 50% 가량일 것이다. 이런 형편이니 한국교회 목회자의 50% 이상은 경제적인 기본생활도 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교회 양극화 구조는 목회자들의 자괴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출석교인 100명 이상인 교회를 섬기는 목사가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중직자들과 갈등이 생겨 임지를 교환해야 하는 경우에, 그 교회와 비슷한 교세인 교회와 임지를 바꿀 확률이 90% 이상이다. 한편 출석교인이 10명인 교회를 섬기는 목사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자신의 임지를 교환하려 시도하는 경우, 자신이 시무하던 교회와 비슷한 교세의 임지를 교환할 가능성 또한 90%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치 다람쥐 쳇바퀴가 돌듯이 작은 교회 목사들은 늘 작은 교회로, 큰 교회 목사들은 늘 큰 교회로 임지를 이동하는 교세 양극화의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 교회 목사들은 영원히 작은 교회만을 섬겨야 하는 승자독식 정글게임의 희생자가 되어야만 하는가?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 

1)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교세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출석교인이 10명인 교회의 목사가 출석교인이 50명인 교회로 이동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전략 및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 한국교회는 하루빨리 전 교단 목회자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면 도서지역에서, 혹은 농어촌 교회에서, 또 지하상가 교회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지에서 신실하게 목회에 임하고 있는 진실 된 목회자들을 선별하여 비록 그들이 인맥이나 재력을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그들에게도 좋은 목회 임지의 대로가 활짝 열려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3) 목회자로서 도덕적인 자질에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각종 사건사고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이들은 한국교회에서 영원히 퇴출시키고 그 자리에 목회자로서의 올바른 자질과 한국교회에 대한 개혁의지를 갖춘 열정적인 사역자들을 그 교회에 파송하는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4) 목회자 사례비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단행되어야 한다. 어떤 목사는 1년 사례비를 1억 원 이상 받는가 하면, 남해안 도서지역의 목사는 매월 20만원의 사례비로 생활하고 있다. 목회자 사례비 문제의 심각한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서 어떻게 한국 교회를 건강한 교회, 사랑이 넘치는 교회,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교회라고 말하겠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국교회 전 교단 자립교회 목사들의 자발적인 나눔과 섬김 운동이 미자립교회 목사들에게 도달할 때, 우리가 외치는 이웃사랑과 성경의 ‘주는 자가 복이 있다’는 말씀이 허공에 외치는 헛된 메아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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