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인 소장
고병인가족상담연구소

수치심과 관련된 또 하나의 증상이 있는데 그것은 신경증적 수치심이다. 역시 정서적인 질병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증세로는 의존성 인격, 심한 우울증, 정신분열에 가까운 심리적 불안, 경계선 성격장애를 들 수 있다.

해로운 수치심에 기초한 사람의 치료와 경계선 성격장애자의 치료와는 크게 차이가 없고, 경계선 성격장애는 신경증적 수치심의 증후군과 같이 취급되기도 한다. 신경증적 수치심의 구체적인 증세는 첫째, 자기 이미지를 구체화시키지 못한다. 둘째, 개인의 생각, 기대, 느낌, 자존감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셋째, 자기 확신의 어려움 등이다.

신경증적 수치심은 모든 중독과 강박적 행동의 근원적인 원인이다. 강박적·중독의 행동은 ‘순간의 만족을 얻기 위해 삶 전체를 희생시키는 정신적 행위’이다. 사람들을 중독으로 몰아가는 중심에 깔린 생각은 자신이 열등하고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생각을 달래보고자 일과 쇼핑 또는 도박에 몰두해 잠시 잊으면서 순간적인 만족을 구하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내면의 불만족을 보상받으려는 행위로 이에 따른 결과는 오히려 그 전보다 더 비참해지며 수치심의 정도가 더 깊어질 뿐이다.

중독은 나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거나 받아주지 않는 외롭고 기댈 곳이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중독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기보다는 자기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생긴다. 다이어트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섹스를 하거나, 돈을 더 많이 벌거나, 일을 더 열심히 하면 속에서부터 울려오는 이 괴로운 소리-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싫어하는-가 줄어들 거라고 여기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수치심은 자신의 존재로부터 비롯한 생각을 물질과 행위로써 보상하려고 ‘물질과 행위지향적인 인간’이 되어간다.

그런 사람들은 외부에 이루어놓은 성취가 중요하지 내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밖의 일에 열중하느라 안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일단 어떤 행위로 일시적인 위안을 얻게 되면 중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중독이 되어 집착의 수준까지 발전하게 되면 이런 행위들을 통해 내면의 불만족을 표출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알코올 중독, 신물이 날정도로 마구 먹는 섭식중독, 자위행위, 강박적인 게임·스마트폰 중독, 과소비 등이다. 결과는 망가진 몸, 과체중, 의미 없는 섹스와 텅 빈 지갑이다. 그리고 이는 모두 수치심만 더 가중시킬 뿐이다. 더구나 수치심을 없애려고 밖으로 표출하는 행동은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

이들은 “나는 좋은 사람이 못돼. 난 뭔가가 잘못되어 있어”라고 하면서 독백만 반복한다. 고장난 것을 자꾸 사용하면 더 고장 나듯이 그들의 생활도 그렇다. 한마디로 해로운 수치심은 모든 중독의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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