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이 쉽게 걸리는 고질병은 무엇인가? 
스스로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오만병,
‘예스 맨’들에게 둘러싸인 아첨병, 
일방적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편협병, 
잘났고 옳다는 이명병”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며칠 전에 일간지 종교부 기자와 점심을 했다. 대화 중에 그가 아쉬운 말을 한다. “요 근래는 한경직, 강원용 목사님처럼 종교를 떠나 국민들이 존경하는 교회 어른이 없어요!” 동감한다. 밥퍼 목사나 감자탕교회로 유명한 어떤 분처럼 한 분야에 소문난 리더는 있으나 모든 이들이 외롭고 힘들 때 한마디 들으면 위로가 되는 그런 교회 어른이 없다. 한때는 크게 이름을 날렸던 교회 리더들이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라의 위기 때에도 ‘한마디’ 들을 수 있는 분이 없다. 리더들이 고질병에 걸려서 뚜렷하게 일하지 못하는 때문이다. 리더들이 쉽게 걸리는 고질병은 무엇인가?

‘오만’이다. 스스로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중병이다. 건의나 조언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대만 건국의 아버지 장제스(蔣介石)는 마오쩌둥의 공산당을 ‘비적(匪賊)’으로 불렀다. 그는 공산당을 낮춰 보는 반면 스스로의 도덕성과 국민당 정부의 우월성은 끊임없이 강조했다. 사실은 수권 세력이었던 국민당이 중국 대륙에서 패퇴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이끈 국민당의 부패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제스의 이런 인식은 현실 모순적이다. “나 아니면 안돼” 하는 ‘오만병’을 앓고 있는 리더가 의외로 많다. 

‘아첨’이다. 리더는 혼자 일할 수 없기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두게 된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들려주는 ‘예스 맨’들에게 둘러싸인 리더들이 많다. 리더들은 너무 자신을 믿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고 자기기만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란 지극히 어렵기 마련이다. 리더는 지지자와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 모두 안고 가야 한다. 지지자만 있으면 잘못된 결정을 해도 수정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편협’이다. 리더들 가운데 지식으로 무장된 엘리트 추종자들 앞에서도 일방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 조직이 그렇고, 이제는 교회 안에도 목사보다 훨씬 지식이나 경험이 많은 성도들이 많다. 편협한 리더는 주로 권위적으로 행사한다. 내가 솔선하여 일을 하기보다는 일을 시키는 데 익숙하다. 리더가 되는 순간부터 자기 사람들만을 자리에 임명하고 그들하고만 일한다. 선거 때에 리더의 당선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들은, 정말 리더를 위하는 사람이라면 뒤로 물러나야 한다. 교단장이나 위원장이 되어 자기 교회 장로, 권사, 자기 지방회, 자기 단체의 사람들만 앞세워 일하는 편협한 리더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이명’이다. 이명은 ‘귀울림병’이다. 다른 사람은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자신에게만 소리가 들리는 신기한 병이다. 심각한 리더에게도 이명증세가 있다. 세상에선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데 자신은 잘났고, 자신은 옳고, 자신이 바르다는 질병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고치려하지 않는다. 자기 교회가 제일이라고 믿고 많은 이들에게 자랑하지만, 실은 그 안을 들여다보면  문제투성이인 교회들이 많다. 

‘왜곡’이다. 성과를 부풀리거나, 학력을 부풀리거나, 인원수를 부풀리는 일이 교회 안에 허다하다. 실수를 고의로 감추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려고 정보를 가공하는 행위는 죄악이다. 왜곡은 결코 오래 가지 않더라. 회피하기 보다는 정직하게 답하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보수적, 성경적 교회에 다녔다고 지금까지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와 성경을 부르짖는 교단과 신학교에서 오히려 고질병에 걸린 리더들을 많이 보았다. 그런 이들을 피해왔던 나도 점점 닮아가고 있어 놀란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