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가 계속되는 지난 22일 “WEA와 교류 단절” 헌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 단절안이 부결된 것이다. 중요한 사안으로 구별해 신학적으로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결이라기보다는 보류였다.

논의 과정에서 WEA는 복음전도와 선교라는 명목으로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 다양한 교파, 가톨릭과의 대화와 연대를 추구하는 단체로 기독교 참된 진리를 변질시켜왔다고 볼 수 있다. 또 외형적으로는 복음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그들의 발자취를 살펴볼 때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를 허용하고 있어서 교류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폈으나 좀더 신중하게 다루자는 의견이 대세를 형성했다.

WEA는 진화론과 마르크스 사상의 공산주의로부터 교회를 지키자는 연합기관으로 출발했던 그들의 초심을 생각할 때 한 번 더 심사숙고, 또 연구를 거듭하는 기회를 갖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교계 안에서 자칫 예장 합동교단이 고립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거시적 발언도 나왔다.

성숙한 총대들의 지혜다. 세속사회 속에서 복음의 순수를 지켜가고자 하는 세계적인 단체가 과정 속에서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거나, 또 얼마간의 과오가 있다 해도 그들의 처음 목표에 대한 배려를 하고 또 단정 짓기가 조심스러울 때 타교단의 견해를 살피고, 타 교단들과 달리 너무 앞서나가면 자칫 고립될 수도 있다는 겸허한 자세는 매우 지혜롭다.

바로 이 같이 성숙한 모습으로 교단 내부나 타교단과의 관계에서도 아량과 이해를 넓히고 한 번 더 생각해보려는 마음들이 모아지면 점차로 교단들과의 연합이나 협의나 합의 단계의 의견을 진지하게 나누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형식이 선진형 토론교육과정에서 기초가 잡혔고, 중세를 벗어나서 근세에 도전하는 16세기 개혁기를 거친 유럽식 사유체계의 기초가 아닐까 하고 귀 기울여 살펴보았다. 그리고 기분이 좋았다. 금년 가을 대한예수교장로회 정기총회의 전향적인 평점으로 삼고 싶은 소품인 듯, 그러나 큰 선물로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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